흥국생명 ‘기선제압’…챔프 1승 먼저 챙겼다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4시즌 만의 통합 챔피언 등극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5전3승제의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선제압의 의미가 담긴 1차전을 기분 좋게 챙겼다.
역대 16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건 9차례(56.25%)뿐이지만, 그 9번 모두 최근 10번의 챔피언결정전에서 나왔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전 “(플레이오프를 거친) 도로공사가 계속 경기를 하고 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중요하다”며 단기전에서 1차전 승부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평일임에도 만원에 가까운 5464명이 찾은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이 1세트 도로공사의 투지에 밀리지 않은 게 승부처였다.
17-19로 뒤지던 흥국생명이 4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일진일퇴의 공방 속에 흥국생명은 옐레나 므라제노비치의 연속 퀵오픈 성공으로 세트포인트에 먼저 도달했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 박정아가 두 번의 공격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1점 차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옐레나가 강하게 때린 오픈 공격이 아웃되면서 듀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25-25에서 옐레나가 백어택, 이어 도로공사의 끈질긴 수비를 뚫어낸 김연경의 퀵오픈으로 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는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5승1패로 압도한 흥국생명의 ‘화력’이 상대를 압도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첫 서브권에서 도로공사를 0점에 묶어놓고 한꺼번에 7점을 뽑았다. 넉넉한 리드를 유지하던 흥국생명은 13-8에서 4점을 더 도망가 승기를 굳혔다.
흥국생명은 3세트 20-19에서 집중력이 흔들려 내리 5실점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뒤늦게 3점을 만회했지만, 박정아의 공격을 막지 못해 4세트로 끌려갔다. 하지만 긴장감을 끌어올린 흥국생명은 더 이상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옐레나는 양 팀 최다인 32점을 올렸다. 시즌 공격 성공률 1위(45.76%) 김연경은 2세트까지 7점(공격 성공률 23.53%)에 그치다 살아나면서 26점(공격 성공률 46.10%)을 기록했다. 김미연도 14점으로 지원했다.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하는 두 팀의 경기는 흥국생명의 ‘화력’에 맞서는 도로공사의 수비력의 대결로 예상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믿었던 블로킹 2위(세트당 0.77) 배유나가 컨디션 난조에 빠지면서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기울었다.
선수들의 실점 감각을 걱정했던 아본단자 감독은 “첫 경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기고 시작해 기분이 좋다”고 했다. 2차전은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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