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로 교장 머리 때리고 교사에게 각서 강요한 이사장의 최후

[연합]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교내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교장을 옷걸이로 때리고 교직원들에게 수시로 각서를 쓰라고 강요한 혐의를 받는 사립학교 재단 전 이사장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대전지법 형사2단독 윤지숙 판사는 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81)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대전 한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지난 2018년 5월10일께 학교에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교장 B씨의 머리를 옷걸이로 때리고 이듬해 12월과 2020년 9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교사들 사직서를 받으라는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B씨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암 수술 후 식이요법 때문에 밖에서 식사한 교사 C씨에게 ‘앞으로 밖에서 점심을 먹으면 자진해서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자신이 싫어하는 교사와 밥을 먹은 교직원 D씨에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는 등 교직원들을 협박해 각서와 경위서를 쓰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행정실 직원 E씨가 체중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살을 빼라고 강요하거나 자신의 지시에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됐으나 합의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 기각됐다.

A씨는 교직원들이 제기한 갑질 논란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2020년 사퇴했다.

윤 판사는 “상당 기간에 걸쳐 다수의 교직원을 폭행하거나 자신의 지시를 어기면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하게 한 범행은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미 사임해 재범 염려가 없으며 건강상 문제,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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