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미국서 ‘후불결제’ 선보여
신용 심사 없어 신용카드와 차이
네이버·토스·카카오, 이미 보편화
업계 “한국에선 자리 잡기 힘들 것”
삼성페이와 경쟁을 벌이는 애플페이가 무이자 할부 기능을 추가로 공개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선구매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인 애플페이 레이터를 미국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BNPL은 당장 돈이 없어도 상품을 구매한 뒤 일정 기간 후 대금을 갚는 ‘후불결제’로 불린다. 결제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가맹점에 먼저 대금을 낸 후 소비자가 여러 번 나눠 결제업체에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이자로 연회비가 없고 신용등급을 따지지 않는 점에서 신용카드와 차이가 난다.
BNPL은 미국 등에서는 대중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아, 시장 규모가 2019년 340억달러에서 지난해 2140억달러로 6배 이상 커졌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애플지갑 앱에서 50~1000달러(약 6만5000~130만원)를 빌려 애플페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구매물품은 6주 동안 4번에 나눠 지불할 수 있다. 이자와 수수료는 따로 붙지 않는다.
이를 위해 애플은 자회사(애플파이낸싱)를 설립해 자체 기술로 소비자의 신용을 조사하고 빌려줄 자금을 조달한다. 애플은 미국에서 시장 테스트를 한 후 더 많은 국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애플페이는 지난 21일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을 비롯해 70개 국가에서 사용된다. 다만 미국 출시와 별개로 애플페이 레이터가 한국에 도입될지는 미정이다. 애플코리아는 한국 출시 여부를 묻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레이터가 한국에 들어와도 미국과 달리 무이자 혜택이 많고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아 자리를 잡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기업을 중심으로 후불결제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부터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 토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예외적으로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지 않고 후불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대안신용평가 모형을 만들어 학생·주부·사회초년생 등 금융거래 실적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이들을 상대로 후불결제를 운영한다.
네이버와 토스는 월 30만원, 카카오는 15만원까지 후불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토스 후불결제 서비스의 연체율은 지난해 8월 1.15%에서 12월 3.48%로 뛰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연체율도 1.48%에서 2.14%로 올랐다. 제도 취지와 달리 금융약자에게 더 많은 부채를 짊어지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등급을 엄밀히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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