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2시간 떠돌다 사망’…구급차 재이송률 대구 높아
[KBS 대구] [앵커]
최근, 크게 다친 10대 여학생이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 실려 두 시간가량이나 떠돌다 숨진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이처럼 구급차 재이송 과정에서 심정지나 호흡 정지가 발생한 사례가 대구에서만 5년간 백 명 가깝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가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골목길에 구급차가 들어섭니다.
구급대원들이 다친 10대 A 양을 싣고 급하게 달려나갑니다.
당시 A 양은 머리 부분이 심하게 부어 있었지만, 의식은 명료했던 상태.
그런데 구급차가 처음 도착한 인근 종합병원에서는 전문의가 없다며 진료를 거부했고, 이후 도착한 대학병원에서도 중증 환자가 많다며 A 양을 받지 않았습니다.
전화로 문의한 병원을 포함해 무려 7곳이 이송을 거부했고, 마지막 병원에서 결국 A양은 심정지에 빠졌습니다.
[대구소방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출동 당시)의식도 있었고요. 대화도 됐고요. 인수인계 과정에서 갑자기 의식이 떨어지고 심정지가 되고.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같이 응급조치를…."]
A 양은 구급차에 실려 무려 2시간 이상을 떠돌다 응급 환자가 된 뒤에야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고,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대구 한 종합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전문의가 진료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대학교 병원에서 진료받는 게 좀 더 나으실 것 같다고 얘기를 드렸고."]
이처럼 구급차에 실려 이송을 거듭하다 심정지에 빠진 사람은 대구에서만 최근 5년간 96명.
특히 병상 부족과 전문의 부재 등 병원 측 거부로 2차례 이상 이송한 현황을 보면, 대구의 재이송률이 전국 특·광역시 중 울산 다음으로 높고 전국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정부가 응급 환자가 골든 타임을 놓쳐 숨지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응급 의료 체계 개선안을 내놨지만, 지역 현장에선 여전히 안타까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가영입니다.
박가영 기자 (go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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