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뼈가 요리의 80%? 미쉐린 15스타가 꼽은 ‘최고의 정찬’ 비결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 호텔 81층에 위치한 프렌치 레스토랑 ‘스테이’. 185㎝가 넘는 체구에 단단한 인상의 프랑스인이 테이블을 돌며 식사 중인 손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글로벌 톱 셰프 야닉 알레노였다. 세계 곳곳에서 16개의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그는 작년에만 미쉐린 스타 15개를 따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시그니엘은 이날 야닉의 프렌치 레스토랑 브랜드인 ‘스테이’에 그를 초청해 갈라 디너를 선보였다. 이날 디너엔 시그니엘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60명의 손님이 자리했고 요리 준비에 야닉을 포함한 셰프 35명이 동원됐다. 주제는 한국 식재료와 야닉의 프렌치 요리 테크닉을 접목시킨 ‘프렌치와 K푸드의 만남’이었다.
올해로 55세인 야닉은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역 셰프 중 최고로 꼽힌다. 5년 전 세상을 떠난 프렌치 파인 다이닝의 선구자 조엘 로부숑(미쉐린 31스타), 60대 중반에 접어든 전설적인 셰프 알랭 뒤카스 (미쉐린 21스타)에 이어 별 순위로 3위다. 국내에 잘 알려진 고든 램지(미쉐린 7스타)보다 많다. 나폴레옹과 조세핀이 식사한 곳으로 알려진 230년 역사의 프랑스 파리 라비옹 로드와앵 내 3스타 레스토랑 ‘알레노 파리’, 3스타 레스토랑 오텔 슈발 블랑 내 ‘르 1947’이 그가 운영하는 대표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내에서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을 보유한 셰프는 그가 유일하다.
형태에도 파격을 가했다. 킹크랩 샐러드 메뉴에선 생채소와 과일을 투박하게 조리하는 보통의 샐러드와 달리 햄버거 패티 모양으로 내놨다. 이날 아침에 공수한 최상급 러시아산 활 킹크랩을 쪄서 잘게 찢은 뒤 토막 낸 샐러리, 무를 손으로 뭉치고 그 위에 오세트라 등급의 캐비어를 얹어 만들었다. 야닉은 “떼루아(Terroir·땅과 기후처럼 맛을 내는 자연환경 전반)가 다르면 맛도 달라진다. 한국 땅에서 난 식재료에 프랑스식 요리 기법을 섞어 유니크한 음식을 탄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날 갈라 디너의 또 다른 백미는 와인이었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 기사 작위를 보유한 정재훈 소믈리에가 엄선한 7종의 페어링은 각 코스 요리의 풍성함을 배가했다. 페어링은 ‘신토불이’ 원칙에 따라 디저트 와인을 제외하고 프랑스산으로 마련했다. 달콤함 일변도의 샴페인 시장에서 1870년대 최초로 드라이한 브뤼 (brut) 스타일을 내놓은 ‘뽀므리 나뛰르’, 상세르 지역의 대표 포도 품종인 소비뇽 블랑으로 빚은 ‘알퐁스 멜로 제네라시옹 디즈네프’, 부르고뉴 피노누아로 만든 ‘뉘 생 조르쥬 레 그랑 빈’, 부르고뉴 최북단 샤블리 그랑 크뤼 ‘보데지르’, 보르도 오른쪽 언덕에 있는 생떼밀리옹 ‘샤토 몽부스케’ 순이었다. 디저트 와인은 곰팡이 포도로 빚은 ‘귀부 와인’ 헝가리 토카이 아수 5 푸토뇨스였다. 시그니엘 스테이 책임자인 오송연 매니저는 “음식과 100%의 조화를 이루는 와인을 택하기 위해 행사 1주일 전에 단가를 확 높여 와인 리스트를 확 바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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