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환경자원, 벌써 '절반' 훼손…수도권 수준 '난개발' 우려

조소희 기자 2023. 3. 29. 20: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달 초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지만, 여전히 환경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지금 개발로 제주 자연 환경이 절반 가까이 훼손된 상태인데, 공항이 건설되면 더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소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로 잰 듯 층층이 쌓인 바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식애'입니다.

제주 남서쪽 수월봉인데 멸종위기종 물수리와 새들이 발견된 곳입니다.

산간 지역에 있는 쳇망오름은 푸르고 푸릅니다.

삼나무가 수백 년 전 모습 그대로 오래 자랐습니다.

환경 가치 1등급 지역들입니다.

이런 자연 요소들을 반영해 연구팀이 제주 전역을 1~5등급으로 평가했습니다.

수치로 환산한 '환경 자원 총량'은 지난해 52.84%, 남은 '환경 가치'가 원래의 절반 정도란 얘깁니다.

[전성우/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 중산간 쪽에 땅들을 사서, 특히 중국 자본들이 들어와서 여기를 많이 개발했습니다.]

수도권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면 '자원 총량'이 40% 정도 나옵니다.

제주 역시 수도권처럼 '난개발'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전성우/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 개발은 할 수 있다. (다만) 없어진 부분에 대해 복원을 더 하라는 거고요. 지금 너무 손실이 많으니까 원형 보전을 더 해라…]

하지만 제주에는 대형 토목 공사가 또 예고돼 있습니다.

지난 8일 제2공항 건설이 환경부 '조건부 동의'를 얻었는데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예정지입니다.

동굴과 숨골 등 제주 특유의 환경 자원이 넓게 분포된 지역입니다.

[강원보/제주 제2공항 저지비상도민회의 집행위원장 : 특히 활주로에 동굴이 있다면 그거는 완전히 부숴서 압착해서 꽉꽉 안 채우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 없어진다고 보면 되죠.]

오늘 주민 의견 수렴 행사가 처음 열렸고 찬반이 맞섰습니다.

포화 상태인 기존 공항을 보완할 새 공항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제주 환경 가치가 훼손될 거란 우려가 맞섰습니다.

2015년 제2공항 계획 발표 뒤 8년 째 이어지는 논란입니다.

어쩌면 찬반 그 자체보다 훼손된 환경 자원을 어떻게 복원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