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정비 하세월... 또 물난리 날까 ‘불안한 경기도’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3. 3. 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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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 휩쓸고 간 지 8개월 지나도록... 하천10곳 중 8곳 수해 복구 더뎌
장마철 추가 붕괴 등 피해 우려... 道 “6월까지 100% 복구 목표”
지난해 여름 태풍 힌남노에 의해 범람 피해가 발생했던 경기지역 하천 곳곳이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광주시 퇴촌면 우산천 제방 일부가 유실된 채 방치돼 있다. 김시범기자

 

“지난 폭우 이후 달라진 게 없어요. 올여름 내릴 비로 또다시 집이 잠길까 봐 밤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29일 오전 11시께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세월천 일대. 마을을 끼고 1㎞가량 물길이 나 있는 이곳에선 8개월이 지난 현재도 지난해 발생한 수해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다리와 가까운 일부 구간에만 출입 금지 테이프를 허술하게 설치했을 뿐 대부분의 구간엔 제방이 무너져 있었다. 또한 물살에 꺾인듯한 나무와 돌, 쓰레기 등이 뒤엉켜 있는 채 방치돼 있었다. 지난해 장마로 피해를 입었다는 심상진씨(73)는 “지난해에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하천이 범람해 집과 농장을 덮쳤다”며 “제방이 무너지고 마을이 온통 물난리였는데 지금까지 복구가 안되고 있다. 곧 여름이 다가오고 장마가 시작될 텐데 또다시 지난해 악몽이 반복될까 걱정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같은 날 광주와 여주의 하천 상황도 마찬가지. 퇴촌면 관음리의 우산천엔 빗물에 휩쓸린 모래와 돌덩이들이 하천에 쌓여 있었고, 여주시 산북면 상품리의 주어천 역시 제방이 깎여 모래와 흙이 훤히 드러나 있었지만 안전펜스 등 최소한의 임시방편조차 없어 비가 내릴 경우 붕괴의 위험이 있어 보였다. 

지난해 수마가 경기지역을 휩쓸고 간 지 8개월이 지났지만 피해를 입은 하천 수해 현장 10곳 중 8곳은 여전히 복구가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대형 복구 사업은 아직 계획 단계라 다가올 장마철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여름철 누적 강수량 최대 690㎜의 집중 호우가 내리며 경기지역 하천 635곳에서 재방이 무너지고 하천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액수만 233억5천633만원에 이른다. 

경기도는 예산 1천767억원을 확보해 지난해 10월부터 수해 복구 작업에 들어갔지만 장마철을 3개월가량 앞둔 지금까지 복구가 완료된 곳은 129곳(20%)에 불과한 실정이다. 394곳은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며 105곳은 복구 작업 설계 단계다. 또한 나머지 7곳은 수해를 포함 기본 계획 변경이 필요한 탓에 내년까지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수해 이후 예산 확보가 늦어져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현재 위험한 곳을 먼저 응급 복구를 했다”며 “올해 장마철이 다가오기 전인 6월까지 100% 복구 완료를 목표로 신속하게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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