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성한 안보실장까지 물러난 ‘방미 외교 난맥’ 진상이 뭔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돌연 사퇴했다.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외교안보 사령탑이 물러난 것이다. 지난 3주 사이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외교비서관이 석연찮은 이유로 잇달아 사임·교체된 데 이어 그들의 상급자인 안보실장까지 물러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이 모두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관여하는 핵심 참모들이라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대통령실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김 실장은 이날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며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정운영 부담’을 언급한 것으로 미뤄 경질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자신으로 인한 논란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여러 정황과 보도상 내달 말 윤 대통령의 방미 기간 문화교류 행사 준비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미국 측이 윤 대통령 부부 참석 행사에 유명 걸그룹인 블랙핑크를 초청하자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실 참모들이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다른 경로로 이를 알게 돼 책임을 물었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아 자세한 내막을 알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중요한 정상외교 일정을 앞두고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교체할 정도의 잘못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김 실장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최종 협의하고 일정을 발표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상대국인 미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대통령실은 김 실장 후임자로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고 밝혔는데, 현장에서 대통령 방미를 준비해야 할 주미대사는 다시 공석이 됐다. 백악관이 대통령실에 유감을 표하고 해명을 요구해도 이상하지 않다.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공개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면서 한반도 안보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이러한 위기 상황과 대통령 방미에 차질없이 대비해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하지만 정반대로 외교안보 라인 공백 상황부터 빚었으니 국민적 의구심과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번 사태의 내막을 철저히 규명해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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