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기술주…PER은 고평가, 성장 고려한 PEG는 저평가[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3. 2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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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올 1분기 거래를 3일 남겨 놓은 가운데 2분기에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현재 S&P500지수는 올들어 3.4% 올랐다. 올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 2월에 고점을 찍은 뒤 은행위기를 겪으며 조정을 받다 다시 올라오는 상태다.

역사적으로 볼 때 S&P500지수는 하락한 다음해 1분기에는 추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S&P500지수가 지난해 하락 마감한 만큼 올 1분기를 상승으로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1분기를 강세로 마감한다면 역사적으로 볼 때 2분기에도 오를 확률은 절반 가량이다.

CNBC Pro가 1928년부터 팩트셋의 주식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P500지수가 하락한 다음해 1분기에 반등하고 2분기까지 상승한 경우는 55%였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조건에서 S&P500지수가 한 해를 상승 마감하면 그 해 평균 수익률은 14%를 약간 웃돌았다.

S&P500지수가 2년 이상 연속 하락한 경우는 오일 쇼크와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의 충격이 지속됐던 1973~74년과 2001~03년 닷컴 버블 붕괴 때 단 두 번뿐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올들어 약 13% 오르며 S&P500지수 대비 3배 이상 높은 상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은행주 하락의 영향을 덜 받은 가운데 은행위기로 인해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수혜를 입었다.

금리 인하는 특히 기술주에 호재다. 기술주는 대개 높은 성장성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데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이 창출할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가 높아진다. 이는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금리로 할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기술주가 올들어 급등하면서 현재 주가가 상당히 비싸 보인다고 지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나스닥지수의 향후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5.4배로 17.6배인 S&P500지수보다 약 44% 높다. (지난 27일 기준)

통상 나스닥지수는 S&P500지수보다 높은 PER을 적용 받지만 지금과 같은 44%의 격차는 특히 큰 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시가 폭락한 이후 급반등하면서 랠리가 절정에 달했던 2020년 8월의 밸류에이션 격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 나스닥지수는 S&P500지수보다 PER이 48% 더 높았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10년 동안 S&P500지수 대비 프리미엄이 20%가 안 됐을 때도 종종 있었다.

다만 나스닥지수의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은 현재 매력적인 수준이다. PEG는 PER을 순이익 성장률로 나눈 값으로 이익 성장 속도를 고려한 밸류에이션을 말한다. 나스닥지수의 현재 PER은 25.4배이고 향후 3년간 총 주당순이익(EPS)의 연평균 성장률은 17%로 예상돼 PEG는 약 1.5배다.

S&P500지수의 현재 PEG가 2배를 약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재 S&P500지수에서 예상되는 이익 성장률보다 나스닥지수에서 예상되는 이익 성장률에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나스닥 기업들이 현재 기대하는 만큼의 이익 성장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나스닥지수의 향후 3년간 연평균 EPS 성장률이 17%로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기술기업들이 올해 부진한 한 해를 보낸 뒤 내년에는 EPS 성장률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에는 EPS 성장률 전망치가 15%로 낮아진다.

전자상거래와 온라인 결제, 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서비스 등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은 순이익 규모가 큰 만큼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배런스는 단기적으로 기술주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위기로 빅테크 중심의 기술주로 증시 자금이 더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가 촉발시킨 AI(인공지능) 붐도 비싼 기술주를 더 비싸게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다.

하지만 배런스는 지금 기술주에 투자해서 약간의 이익을 남길 수도 있지만 비쌀 때 주식을 사면 향후 수익률이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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