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파워...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잇단 경질 [만물상]
브리지트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이 올 초 파리에서 연 자선 파티에 세계 테니스 영웅 로저 페더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페더러가 K팝 걸그룹 블랙핑크와 사진을 찍었는데, 페더러의 10대 딸들이 난리가 났다. “아빠, 이건 꼭 SNS에 올려야 해요!” 사진을 올리자 페더러의 팬들도 “당신도 블링크(blink·블랙핑크 팬덤)였냐”며 반색했다. 블랙핑크가 누리는 전 세계적 인기의 한 사례일 뿐이다.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 스타일스 등 유명 가수는 물론이고, 앤 해서웨이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블랙핑크를 보면 “셀카 찍자”며 스마트폰을 꺼내든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10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른 최고 팝스타다. 타임은 블랙핑크를 ‘2022년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하며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세계 최고 여성 밴드”라고 선언했다. 노래와 춤만 뛰어나 얻은 명성이 아니다. ‘얼굴 천재’로 불리는 미모, 세련된 무대 매너, 노래 ‘How You Like That’ 등에 담은 사회적 메시지가 젊은 팬들을 사로잡는다.
▶소셜 미디어에선 국가원수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리사 8300만, 제니 7100만, 지수 6500만, 로제 6400만명이다. 디올·까르띠에·생로랑·티파니앤코 등 럭셔리 패션·보석 브랜드가 부유한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마케팅할 때 블랙핑크와 협업한다. 제니는 ‘인간 샤넬’ ‘인간 구찌’로 불린다. 디올이 브랜드 파트너인 지수를 파리 패션위크에 등장시키자 매출이 단숨에 4500만달러 넘게 뛰었다.
▶대중 예술인은 정치인들에게도 매력적인 협업 대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작년 유엔총회에 동행한 BTS 덕을 톡톡히 봤다. 김정숙 여사는 당시 각종 행사에서 “두 유 노 BTS?”를 연발했다. 예술인을 통해 정치 사회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12월 마크롱 대통령 내외가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뉴올리언스 출신의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를 환영 행사에 불렀다. 뉴올리언스가 과거 프랑스 땅이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다음 달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환영 만찬에 미국 측이 한·미 동맹 70주년을 주제로 블랙핑크와 미국 팝 스타 레이디 가가 공연을 추진했다고 한다. 질 바이든 여사가 이 아이디어를 냈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이 준비를 소홀히 했다가 대통령실 관련자들이 경질됐다. 외교 문제를 떠나 블랙핑크의 위상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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