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플러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기간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한 H와 W는 갈등이 격화해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서둘러 합의로 이혼했다. H와 W는 이혼에만 몰두하면서 재산의 분할에 관해 따로 합의한 사실은 없었다. H는 재산이 많지만 W는 재산이 별로 없다. 이에 이혼의 충격에서 벗어나 냉정을 찾은 W는 지금이라도 재산분할을 희망하고 있다. W의 희망은 이뤄질 수 있는가?
이 사례에서 법은 W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한 가지씩 전해 준다. 우선 이혼 당시 재산분할을 따로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 W의 재산분할청구권이 그 즉시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즉, W는 이혼 이후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이 경과하면 소멸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참조) 즉, 만일 W가 이혼신고를 마친 후 2년이 지나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했다면 W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한다.
인터넷을 검색해 이러한 규정을 알게 된 W가 계산을 해본 결과 H와 W가 이혼한지 1년 11개월 20일이 지난 사실을 알게 됐다. 당황한 W는 우선 H에게 핸드폰 메시지를 전송하고 내용증명우편을 보내 재산분할을 요구하고 안도했다. 그 후 W는 H의 답변을 기다리면서 2주의 시간을 하릴없이 보냈다. 그런데 대법원(2022년 11월 10일자 2021스766 결정)에 따르면, 위 2년의 기간은 제척기간이며 그 기간 안에 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해야 하는 출소기간이다. 즉, W는 2년 이내에 소송(재산분할심판청구)을 제기해야 자신의 권리를 보전할 수 있는데 이 기간을 놓치고 말았다. W는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다행히 주도면밀한 변호사와 상담한 W는 2년이 경과하기 전에 신속하게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했는데, 그 주요 내용은 H가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은 H와 W가 혼인 기간 중에 공동의 노력으로 이룩한 재산이므로 그 중 일정 지분은 W의 몫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송이 한창 진행되던 중에 W는 H가 혼인 기간 중 거액의 주식을 취득한 사실이 문득 기억에 떠올랐다. 그러나 W가 ‘기억을 떠올린’ 이 시점이 이미 이혼 후 2년 이후라면 W는 더 이상 그 주식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없다. 민법이 정한 위 ‘2년’의 기간은 이처럼 엄격하다.
이제 반대로 소송을 제기 당한 H의 입장에서 다음 토픽을 검토해 보자. 재산분할 소송이 한창 진행되던 중에(이혼 시점으로부터 이미 2년 경과) H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즉 W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예금과 자동차도 혼인 기간 중 마련한 것이므로 이들 재산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위 2022년 11월 10일자 2021스766 결정)은 (제척기간의 경과에도 불구하고) H의 이러한 주장을 수용하였음에 주의를 요한다. 만일 이렇게 보지 않으면, 제척기간의 경과가 임박한 시점에 청구인(W)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분할대상 재산을 선별해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한 경우 상대방(H)이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봉쇄돼 공평에 반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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