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별별 바다신’ 바닷사람과 그들의 신 이야기

최재훈 2023. 3. 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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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12세기 고려 시대 난파선입니다.

배에서는 꾸러미 상태로 실린 청자 25,000여 점이 발견됐습니다.

선박 기술과 기후정보가 부족했던 과거,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무사안녕을 위해 별별 신을 모셨고, 각종 의례는 신앙이 되었습니다.

국립해양박물관이 마련한 '별별 바다신' 전시회에서는 바닷사람들의 다양한 신과 그 신을 모시는 의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김태만/국립해양박물관장 : "우리 선조들이 바다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만들어왔던 해양 문명에 대해서 우리 현대인들이 잊었거나 상실하고 있는 이런 해양 문명의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을 저희 전시에 녹여 넣으려고 했습니다."]

난파와 표류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항해 역사서에는 그때 바다에 대한 두려움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두려움이 큰 만큼 바닷사람에게는 더 많은 수호신이 필요했습니다.

오색실과 삼색천, 비녀 등을 신체로 모신 여서낭과 실로 묶은 명태 모양을 한 남서낭은 모두 배를 지켜주는 배서낭입니다.

큰 전쟁에서 이겼던 최영, 임경업 장군신과 바다를 여는 개양할미신, 바다를 다스리는 용왕, 표류하는 중생을 구해주는 관음보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서진/'별별 바다신 전' 기획 학예연구사 :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하는 조운일기 중 가장 오래된 기록인 '조행일록'을 비롯하여 필선이 매우 섬세한 관음보살도 대형 위도 띠배를 비롯하여 해역별 띠배 재현품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별별 바다신을 모시는 해신제는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과 형식으로 내려옵니다.

동해안의 별신굿은 무당과 악사가 타악기 반주에 맞춰 흥미로운 재담을 주고받습니다.

전북 부안의 띠뱃놀이는 짚으로 만든 사람 모양의 허재비를 띠배에 실어 액운을 바다로 보내고 용왕님께 제물 대신 바칩니다.

제주도에서는 바람의 신 영등 할머니를 환영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 굿인 칠머리당 영등 굿이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내려옵니다.

이번 전시는 국립해양박물관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공동 기획해 두 기관뿐 아니라 서울대 규장각과 국립민속박물관, 각 지역 굿 보존회 등이 함께했습니다.

[김성배/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소장 : "저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없어지는 것들이 많습니다. 과거에 우리 바다를 토대로 해서 살았던 분들이 어떤 생활을 했고, 바다에서 겪는 그런 생활의 어려움 같은 것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 전시에 잘 녹이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삶의 터전이면서 동시에 죽음의 공간이었던 바다.

그곳에서 풍어와 무사안녕을 위해 모셨던 바다신과 그 신에게 제를 올리며 두려움을 놀이로 승화시킨 선조들의 지혜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최재훈 기자 (jhh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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