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소닉’ 이재도, 송골매 비상 이끌까?

김종수 2023. 3. 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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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돌풍의 팀’을 꼽으라면 창원 LG 세이커스를 빼놓을 수 없다. 직전 3시즌 동안 연거푸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는 등 약체 이미지가 짙었는데 올시즌 또한 힘들 것이다는 예상을 깨고 시즌 막판 현재 정규리그 순위표에서 서울 SK와 함께 2위(승률 0.66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두 다툼을 벌이고있는 SK와 KGC같은 경우 지난시즌 파이널까지 진출한 강호다. 반면 LG는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올시즌 최고 언더독의 반란이라고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잘나가는 팀들이 대부분 그렇듯 LG의 상승세를 이끈 공신은 한둘이 아니다. 국가대표 출신 사령탑 조상현 김독의 지도력, 그동안 착실히 쌓아온 두터운 선수층, 공격형 빅맨 김준일의 부활, 제몫을 해주는 외국인선수 아셈 마레이(30‧206cm)와 단테 커닝햄(35‧203cm) 등 많은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거기에 더해 야전 사령관 ‘슈퍼 소닉’ 이재도(31‧179cm)의 존재감 역시 체크 포인트다. 현재까지 53경기에서 평균 13.53득점, 4.19어시스트, 3.70리바운드, 0.98스틸을 기록하고 있는데 승부처에서 두둑한 뱃심을 자랑하며 해결사 역할까지 하고 있는지라 눈에 보이지않는 공헌도 역시 높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2014~15시즌부터 현재까지 정규리그에서 단 한번도 결장을 하지않는 강철 체력과 근성을 보여주며 가성비적인 측면에서도 팀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재도는 1, 2번이 모두 가능한 전형적인 듀얼가드다. 포인트가드로서는 시야와 경기운영, 슈팅가드를 보기에는 사이즈 등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본인의 장점을 잘살려 공격형 1번으로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패싱능력, 경기운영 등에서 경쟁력이 높지않은 작은 체구의 선수가 큰 선수들이 즐비한 리그에서 살아남기위한 방법으로는 적극적인 돌파 그리고 정확한 슈팅능력 등이 있다. 한마디로 내외곽에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 정도는 되어야 주전으로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재도는 그러한 부분을 제대로 장착했다.


기본적으로 빠른 발을 가지고있어 기동성있는 플레이를 잘하는데다 순간 가속에도 능해 조금의 빈틈만 보이면 벼락같이 치고들어가 돌파를 성공시킨다. 빅맨이 앞을 가로막아도 그대로 뛰어올라 과감하게 공격을 시도할 정도로 탄력과 배짱도 두루 갖추었다. 돌파, 3점슛에 더해 미드레인지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거리에 상관없이 전천후로 공격이 가능하다.


연차가 쌓이면서부터는 스크린을 활용하는 플레이에도 눈을 떠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이용하는 모습이다.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지적받고 있지만 자신에게 수비가 몰렸을때 빈공간 동료를 보고 찔러주는 패스는 나쁘지 않다. 대부분 성공한 듀얼가드가 그렇듯 자신만의 장점으로 단점을 덮어버리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재도가 이 정도로 성장할 것이다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않았다. 그는 2013년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 출신이다. 낮은 순위는 아니었지만 당시 그를 지명하고 씁쓸한 표정을 짓던 부산 kt 전창진 감독의 표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별반 환영받는 입장은 아니었다. 당시 드래프트는 '경희대 빅3(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김종규와 김민구는 차세대 국가대표 원투펀치로 주목 받을만큼 역대급 대어로 평가받았다. kt 또한 직전 시즌 탱킹 의혹까지 받으면서 팀개편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지라 신인드래프트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팀 중 하나다. 하지만 5픽을 차지하면서 경희대 빅3는 물론 고려대 야전사령관으로서 명성을 날린 박재현까지 놓치고 만다.


이재도가 대학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것과 별개로 전감독이 대놓고 아쉬운 표정을 지은 이유다. 더불어 팬들 또한 박재현까지는 몰라도 이재도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중 한명이 될것으로는 예상하지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재도는 기회를 많이 받지못했던 루키 시즌은 평균 2.1득점에 그쳤지만 다음해 8.5득점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이후 수시로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듀얼가드로 자리를 잡아간다.


현재까지 통산 평균 득점 역시 두자릿수(10.7득점)를 유지중이다. 그외 다른 기록도 나쁘지 않다. 3.1개의 리바운드는 단신가드로서 상당히 높은 편이며 4.3어시스트, 1.3스틸로 매시즌 기복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통산 28분 30초에 달할 정도로 많은 경기 출전 시간을 자랑하는지라 현재의 페이스를 꾸준히 이어간다면 은퇴할 때 쯤에 이르러서는 누적기록 등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꾸준함도 좋지만 역사에 남을 스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임팩트도 중요하다. 그런면에서 이재도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현재 그의 소속팀 LG는 지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서 인기팀으로 발돋움하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한번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재도가 선봉에 서서 돌격대장으로서 우승을 이끌 수 있다면 송골매 역사에서 그의 이름은 영원히 잊혀지지않을 창원의 영웅으로 기록될 것이다. 플레이오프에서의 이재도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

#사진_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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