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희망대출 '일부 대환'으로 문턱 더 낮춘다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한우람 기자(lamus@mk.co.kr) 2023. 3. 2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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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3단계 내렸지만
기준미달 고객 여전히 많고
DSR규제로 대출 더 안나와
가능한 금액만 대환해주기로

지난 27일부터 국내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KB국민희망대출'이 대출 문을 더 넓히기로 했다. 이틀간 1500여 명이 은행 창구를 찾으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지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오는 5월부터 시행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국민희망대출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신용 한도가 대환대출 금액보다 적게 나와도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통상 은행권이 '전액 대환'을 원칙으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조치란 평가다. 지금까지는 은행 신용 한도가 2금융권 대출 금액만큼 나오지 않으면 대출 갈아타기가 불가능했다.

가령 저축은행 대출이 1000만원인데 은행 신용 한도가 800만원밖에 나오지 않으면 아예 대환을 못 했는데, 앞으로는 800만원만 대환하고 그만큼 이자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2금융권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고 신용도 개선을 돕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전산시스템도 빠르게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내부 기준을 많이 낮췄음에도 중저신용자 눈높이에서는 대출 승인 기준이 높다는 점은 여전히 고민이다. 앞서 국민은행은 최대한 많은 2금융권 대출자들이 은행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자사 신용대출 거절 고객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대출에 필요한 내부 신용등급 기준을 3단계나 낮췄다. 이는 통상 1금융권 시중은행이 신용대출을 실행하는 '마지노선' 등급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다중채무자 거절 기준은 아예 삭제했다.

은행권 안팎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현실은 달랐다. 기존 2금융권 대출자들의 신용등급이 은행 생각보다 훨씬 낮다 보니 "신용등급 기준 미달이라며 대환에 실패했다"는 고객들이 속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업 대출 보유자, 연체 경험 과다 고객, 신용회복 등 채무 조정 프로그램이 진행 중인 고객 등은 대환대출에 필요한 내부 신용등급을 맞추기 어렵다"며 "은행 건전성 등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더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 2금융권 대환대출에 대해서는 정책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고려해봄직하다"고 평가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걸림돌이다. KB국민희망대출은 정책금융 상품이 아니어서 DSR 규제를 받는다. 문제는 2금융권 이용자들은 이미 대출을 받을 만큼 받았고, 최근 정부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DSR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부채의 질을 개선해주는 상품의 경우 당국이 예외적으로 DSR 기준을 소폭이라도 완화해주면 1금융권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차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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