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전·외교 비서관 이어 안보실장 교체…외교안보에 공백 없어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후임 안보실장에 '미국통'인 조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윤 정부의 최대 외교 이벤트인 한미정상회담을 한 달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연쇄적으로 교체된 데 이어 초대 외교안보 사령탑까지 물러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외교안보에 한 치의 공백이 없도록 해야 한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본인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며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김 실장 교체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지 하루 만에 스스로 용퇴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한·미·일정상회의 등을 앞두고 있다. 지금은 정상회담 일정과 의전, 회담 의제 등을 긴밀히 조율하며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위해 미국까지 다녀온 김 실장이 돌연 하차한 것은 정상외교 준비 과정에서 불거진 혼선과 잡음 탓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대통령실 주변에선 "미국 측이 양국 스타인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가 합동 공연하는 특별 문화 프로그램을 제안했는데 외교안보 라인의 소극적 대응으로 보고가 누락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주미대사관 등을 통해 이 같은 제안이 수차례 보고됐는데도 윤 대통령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아 진행에 차질을 빚을 뻔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국가안보실 내부 알력설과 비서실·안보실·외교부 간 엇박자, 의전 논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이 전술핵탄두 '화산-31'을 공개하며 핵 위협을 가하고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정세도 엄중한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난맥상에 빠지면 국민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은 조 대사 내정을 계기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정상화해 굵직한 외교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사태를 수습하고 북한의 도발에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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