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군침 삼키며 배우는 경제학

이규화 입력 2023. 3.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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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짜장'이나 '심심풀이 땅콩'이 이 책의 저자 장하준 교수의 경제학 레시피 목록에 오르면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생성될지 궁금하다.

경제학자이자 전문 작가 뺨치는 스토리텔러인 저자의 책이 10년 만에 국내에 소개됐다.

저자가 먹거리를 통해 경제 이야기를 하게 된 동기는 대중들도 경제적 식견과 비판의 시야를 넓혀 권력자와 경제전문가들이 경제정책을 자기네 마음대로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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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펴냄

'웃기는 짜장'이나 '심심풀이 땅콩'이 이 책의 저자 장하준 교수의 경제학 레시피 목록에 오르면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생성될지 궁금하다. 그것도 유익한 경제적 지식과 함께 말이다. 경제학자이자 전문 작가 뺨치는 스토리텔러인 저자의 책이 10년 만에 국내에 소개됐다.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식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경제 현안들을 재밌게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는 새로운 시각을 펼쳐 보인다. 음식과 식재료에 얽힌 역사, 정치, 사회, 과학 등 풍성한 재료들이 저자의 글솜씨 양념에 맘껏 버무려져 나왔다.

도토리에서 최고급 햄이 탄생한다는 이야기에서부터 미국인은 경이롭게도 멸치 소스가 들어간 칵테일을 즐기고, 당근은 원래 주황색이 아니었다는, 우리의 익숙함을 부셔버리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막히지 않고 술술 읽힌다. 콘비프 통조림에는 옥수수가 안 들어 있고, 바나나는 원래 노예선과 노예 플랜테이션의 주식이었고, 패션 브랜드 '바나나 리퍼블릭'에는 대학살 사건의 어두운 역사가 숨어 있으며, 처음 출시된 초콜릿 바는 밀크 초콜릿이 아니라 다크 초콜릿이었다는 이야기까지 꼬치꼬치 캐낸다.

저자가 먹거리를 통해 경제 이야기를 하게 된 동기는 대중들도 경제적 식견과 비판의 시야를 넓혀 권력자와 경제전문가들이 경제정책을 자기네 마음대로 좌지우지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 점에서 저자는 훌륭한 경제 식재료 MD이자 요리사다. 그가 내놓는 경제학 레시피는 영양가도 만족스럽고 맛도 괜찮다. 군침 삼키며 배우는 경제학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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