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유퀴즈'로 미리 만난 '리바운드' [인터뷰]
"강양현 코치와 자주 만나고 통화"
배우 안재홍이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보고 있을 때였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은 차기작을 언급했다. '리바운드'의 줄거리를 듣는 동안 안재홍은 '내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람은 결국 현실이 됐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으로 미리 접한 이 작품은 안재홍에게 뜨거운 열정을 안겼다.
안재홍은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영화 '리바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농구 명문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린 부산중앙고에 부임한 고교농구 MVP 출신 신임 코치 강양현과 6명의 선수가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일궈냈던 감동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10kg 증량한 안재홍
안재홍은 고교농구 MVP 출신이지만 2부 리그를 전전하다 공익근무요원이 된 강양현 코치를 연기했다. 강 코치와의 싱크로율은 안재홍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소품, 의상, 헤어스타일은 물론 체형, 표정까지 신경 써야 했다.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위해 무려 10kg을 증량했다. 그는 "증량 목표가 빠르게 이뤄졌다. 그런데 거기에서 멈추는 게 어려웠다. 식사량이 달라진 걸 느낀다. '위가 이렇게 빨리 늘어났다고?'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안재홍은 과거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과의 대화 중 증량과 관련해 "강양현 코치님과 비슷하게 맞춰볼까요?"라고 제안했고 "괜찮겠어?"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안재홍은 자신 있게 "해보겠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안재홍은 강 코치의 2012년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길 원했다. 노력 끝에 안재홍은 현실과 싱크로율이 매우 높은 강 코치 캐릭터를 완성했다.
안재홍의 무기, 강양현과의 만남
물론 감정 표현도 중요했다. 안재홍은 "실존 인물과 얘기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강 코치와 자주 만났고 통화도 했다. "그때 어땠는지, 왜 그랬는지 많이 물어봤다. 자주 만나 밥도 먹고 같이 걸었다. 심지어 강양현 코치님 사촌누나가 하는 카페도 갔다. 되게 많이 만났는데 그런 기회를 장항준 감독님이 많이 만들어주셨다"는 게 안재홍의 설명이다. 강 코치는 안재홍에게 옷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안재홍은 "당시 어렸던 코치님께서 베테랑들에게 기죽지 않으려고 구두를 신었다고 들었다. 또 선수들과 같이 뛴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파란색 옷을 샀다더라"고 전했다.
안재홍은 강 코치의 스마트워치 배경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자신의 모습이 담긴 '리바운드' 스틸컷이었기 때문이다. 안재홍은 "이런 인연이 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네 살 차이 나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경험을 어디서 해보기 쉽지 않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강 코치는 '리바운드'에 카메오로 출연한다. 안재홍은 "고깃집 회식 장면이 있다. 결제해 주는 고깃집 사장님 역할로 실제 강양현 코치님이 등장한다. 짧게 투샷이 나오는데 나와 데칼코마니 같다"고 말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본 장항준 감독
안재홍은 출연을 제안을 받기 전부터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리바운드'를 접했다. 그는 "밤에 '유 퀴즈 온 더 블럭' 본 방송을 보고 있었다. 장항준 감독님과 연이 없었는데 재밌게 봤다. 유재석 선배님이 차기작 질문을 하셨고 장항준 감독님께서 영화 내용을 거의 다 얘기했다"고 밝혔다. 방송에 나온 장 감독의 차기작은 '리바운드'였다. 안재홍은 "기회가 나한테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신기한 건 정확하게 본 방송 3일 후에 소속사 대표님 연락이 왔다. 시나리오가 들어왔는데 장항준 감독님 거라고 했다. 기분이 좋으면서 신기했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본 후에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그는 빠르게 작품에 합류했다.
촬영 현장은 유쾌했다. 안재홍은 "감독님 덕분에 마음이 즐거웠다. '이렇게 행복하게 작업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스태프분들도 너무 유쾌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품이 정말 소중한 기회가 될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도 매 순간 정말 진심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스포츠 영화만큼 사람을 뜨거워지게 만드는 장르가 없는 듯하다는 안재홍은 '리바운드'를 통해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안길 전망이다.
안재홍이 운명처럼 만난 '리바운드'는 다음 달 5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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