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행동주의 이제 시작일 뿐” 강성부 KCGI 대표 인터뷰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3. 3. 2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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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행동주의 주주권 일부 회복했을뿐”
증권사 연구원 출신 지배구조 분석 선구자
성공기준은 기업가치 개선과 투자 수익률
한진칼·오스템임플란트, 성공으로 자평
강성부 KCGI 대표
“국내 행동주의 문화는 태동기에 불과합니다. 주주권을 일부 회복한 것일 뿐입니다”

국내 1세대 행동주의 표방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강성부 KCGI(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행동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행동주의 문화는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그동안은 주주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도 못하고 숨죽여 있다가 지금은 권리를 소극적으로나마 주장하는 단계”라며 “해외 행동주의 펀드의 경우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의 경우 불합리한 것을 해소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강성부 대표는 15년간 증권사에서 기업 신용(크레디트)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그가 2005년 발간한 ‘한국 100대기업 지배구조도’는 증권사의 첫 기업지배구조 관련 자료다. 강 대표는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과 해법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있다고 판단했고 이후 행동주의 펀드를 운영하는 매니저가 됐다. KCGI 설립후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를 대상으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폈다.

강 대표는 한국 행동주의 펀드가 최근 부상한데에 대해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커진데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며 “500만명도 되지 않던 개인 투자자가 현재는 1400만명을 달하는 등 관심이 높아졌고 이들이 대주주 혹은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한 활동에 피해를 보자 분개하게 됐고 정치권도 개인 투자자를 무시하지 못하며 관련 제도 개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강성부 KCGI 대표
강 대표는 행동주의 펀드의 성공 판단 기준으로 기업가치 개선과 투자 수익률을 꼽았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해 가치 상승에 기여했는지는 모호한 측면이 있지만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 모두 대체로 기여한 측면이 있다”며 “해외 펀드의 경우 SK에 대한 행동주의를 편 소버린 등 일부를 제외하고 수익을 내고 나간 경우가 거의 없고, 과거 국내 행동주의 표방 일부 펀드와 소액주주운동도 지분이 작고 단결이 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강점은 국내 시장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버린, 칼아이칸, 엘리엇 등 해외 펀드의 경우 한국기업의 재무상황, 법률구조, 기업문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번번이 실패했다”며 “국내 펀드의 경우 한국적 정서를 많이 고려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단기 수익추구를 위해 기업에 과도하게 개입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한진칼의 자회사) 대한항공의 경우 부채비율 1200%가 넘었으나 269%까지 줄었고, 이사회 독립성을 어느 정도 확보해 대주주 혼자 독단적으로 일반주주에게 피해를 줄 수 없는 회사가 돼 재무구조와 지배구조가 개선됐다”며 “오스템임플란트는 가족회사, 내부통제 등 여러 문제의 핵심은 대주주였는데 대주주 교체로 대부분의 지배구조 이슈는 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의 경우 4년 가량 지분을 보유하며 펀드를 운영했고,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새 대주주(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코리아)에 따른 상장폐지 이슈가 발생해 부득이 단기에 지분을 정리할 수 밖에 없었으며 펀드의 투자자는 물론이고 개인 소액주주 모두 수익을 볼 수 있어 성공적이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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