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메탄올 사고에 애꿎은 삼성전자 ‘불똥’…“직접 관련 없는 업체”

황민규 기자 2023. 3. 2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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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2차 협력사가 메탄올 중독과 관련한 사망 사고 피해를 당한 가운데 국내 시민단체들은 삼성전자 공급망 내에서 메탄올을 퇴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 삼성 서초사옥에서는 반올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베트남 내 삼성전자 2차협력사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고는 삼성전자의 2차 협력사인 HS테크에 베트남 현지업체가 메탄올이 함유된 '가짜 에탄올'을 납품하면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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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등 시민단체, 삼성전자 베트남 협력사 노동자 메탄올 중독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2차 협력사가 메탄올 중독과 관련한 사망 사고 피해를 당한 가운데 국내 시민단체들은 삼성전자 공급망 내에서 메탄올을 퇴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해당 업체와 직접적인 사업 관계가 없으며 법적 책임도 모호한 상황이다.

29일 삼성 서초사옥에서는 반올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시민단체들이 베트남 내 삼성전자 2차협력사에서 발생한 ‘메탄올 중독사고’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2차 협력업체 ‘HS테크’ 노동자 37명이 메탄올 중독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42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세척·탈지·냉각 용도로 사용되는 메탄올은 장기간 노출되면 중추신경계와 시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사고는 삼성전자의 2차 협력사인 HS테크에 베트남 현지업체가 메탄올이 함유된 ‘가짜 에탄올’을 납품하면서 발생했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가짜 에탄올’ 제조 및 유통 경로 등을 수사 중이다.

이에 국내외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삼성전자와 엮어 전반적인 관리감독 책임 부실을 들어 삼성전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사안은 삼성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엄밀하게 삼성 역시 범죄의 피해자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베트남의 협력사가 자의적으로 선택한 2차 협력사가 현지 업체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은 것에 가깝기 때문에 삼성이 손쓸 수 있는 방안도 거의 없다.

2차 협력사인 HS테크도 화학물질과 관련한 정상적인 프로세스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납품업체로부터 해당 물질이 에탄올이라는 인증서인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s)도 제공받는 등 규정을 준수했다. MSDS는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위험성·응급조치요령·취급방법 등 16가지 항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자료로 한국과 베트남은 물론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된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사업장의 유인 공정에서는 메탄올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협력사들도 무인 자동화 공정 등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메탄올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교육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다양한 나라에 퍼져있는 다수의 협력사들이 일일이 사기 범죄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차 협력사가 아닌 2차 협력사까지 직접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요구에 가깝고, 원칙적으로도 오히려 월권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며 “1차 협력사가 자의적으로 선택해서 거래하고 있는 2차 협력사가 원칙을 지켰지만 범죄 피해를 당한 것에 대해 삼성의 책임을 묻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책임 소재와 무관하게 삼성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에탄올을 사용하는 협력사에 에탄올 입고 전 시료 분석을 통해 성분을 검증하는 절차를 추가로 도입했고, 특별 현장점검과 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에 나섰다. 시료 분석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한 조치다.

한편 삼성전자 측은 이날 “베트남 2차 협력사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공안이 수사 중”이라며 “재발방지책 마련과 조속한 사고수습을 위해 1차 협력회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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