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에 500㎞"… 기아 대형SUV 'EV9'

시트 구성따라 최대7명 탑승
'차박' 등 레저 활동도 손쉬워
고속도로 자율주행모드 장착
가격 7000만~8500만원 예상

송호성 기아 사장(왼쪽 셋째)을 비롯한 기아 주요 임원들이 지난 28일 열린 EV9 온라인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부터 카오루 쿠마세가와 상무, 류창승 전무, 송 사장, 마릴리아 빌 팀장, 카림 하비브 글로벌디자인센터장(부사장), 조병철 상무. 기아

"기아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차량으로 평가받을 것이다."(송호성 기아 사장)

기아가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 기반해 만든 두 번째 모델 'EV9'을 29일 공개했다. EV9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좌석이 3열까지 있으며 시트 구성에 따라 7명까지 탈 수 있다.

EV9은 99.8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했다. 기아는 국내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또 350㎾급 충전기로 25분 만에 배터리 용량이 10%에서 80%까지 충전될 수 있도록 400V·800V 멀티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한다.

주행 성능은 후륜 모터 기반 2WD(이륜구동) 모델이 최고 출력 150㎾·최대 토크 350Nm, 전·후륜 모터 기반 4WD 모델이 최고 출력 283㎾·최대 토크 600Nm에 달한다. 4WD 모델은 부스트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약 5.3초 만에 도달한다.

고성능 모델인 GT 라인에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 처음 적용됐다. 고속도로·자동차 전용도로 주행 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앞차와의 안전 거리·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시속 80㎞로 주행한다. 이를 위해 EV9에는 2개의 라이다를 포함해 모두 15개의 센서·정밀지도·통합 제어기 등이 장착됐다.

운전자·탑승자의 실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했다는 것도 EV9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2열의 경우 2인승 독립 시트(스위블)를 포함해 4가지 시트를 적용할 수 있다. 스위블 시트는 180도 회전이 가능해 3열을 접고 트렁크를 열면 차 안에서도 안락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시트 구성에 관계없이 2·3열을 접으면 편평하게 연결해 자동차 숙박 등 다양한 레저 활동이 가능하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8일 열린 온라인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EV9은 국내와 해외 전기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는 차량이 될 것"이라며 "연 10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EV9은 기아 브랜드 전동화 대전환에 방점을 찍는 이정표로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V9 양산은 2분기 중 이뤄진다. 자동차업계에서 예상하는 EV9 가격은 트림(사양)에 따라 7000만~8500만원이다. 송 사장은 "EV9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구매 고객이 최대한 많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은 8500만원 이하다.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