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떨어지는데…월세 부담 더 커졌다
1년 前보다 1%포인트 올라
보증금 1억 월세 전환하면
年 100만원 부담 더 늘어나
"금리 내려야 전세 수요 늘 것"
금리 상승 여파로 전세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월세는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월세 증가를 나타내는 전월세전환율도 상승 추세다.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하는 전월세전환율의 경우 서울은 4%대를 돌파했고, 경기도는 5%를 넘어섰다.
전월세전환율이 5%라면 전세보증금 2억원을 월세로 환산할 때 매월 84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 웬만한 집 월세는 100만원도 우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3%대에 머물던 전월세전환율이 시중 전세대출 금리 수준까지 오르면서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야 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08%로 나타났다. 한 달 전 3.98%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서울 전월세전환율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경기도 전월세전환율도 이달 5.09%로 2020년 8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넘어섰다.
KB부동산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과 월세의 변환 비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월세전환율이 3%라면 전세금 1억원을 월세로 바꿀 때 세입자는 1년 동안 총 300만원(매달 25만원)을 내야 한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월세 부담이 커진다.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2020년 말부터 내리기 시작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그해 7월 시행되면서 전셋값이 치솟았는데 월세는 그 상승세를 못 따라가 전월세전환율이 내려간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고 전세 대신 월세 수요가 늘었다.
지난해 월세 거래는 사상 최대였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0만6686건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지만, 월세 거래량은 45만2620건으로 같은 기간 28.5% 증가했다. 경기도 수원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혼부부나 젊은 부부들의 경우 월세는 무조건 기피했는데 작년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세대출 금리가 5~6%인데 월세가 더 싸니까 반전세나 급하게 나온 월세로 많이들 갈아탄다"고 했다.
수요가 늘다 보니 월세는 오르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국토부의 전월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월세는 평균 92만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 평균 85만원에서 8.1% 올랐다.
임대인 입장에서 전월세전환율은 임대수익률과 연관된다.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는 월세 수익률은 매력이 없었지만 요즘 월세가 상승해 반전세로 돌리는 집주인들은 꽤 쏠쏠하다. 5% 전월세전환율이면 괜찮은 상가 수익률"이라고 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많이 떨어져서 바닥을 다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전세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며 "대출 금리가 진정되면서 이제는 전세보다 월세가 꼭 유리하다고 볼 수만은 없다. 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하면 전세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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