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첫 도민 경청회…고성·야유 속 찬반 주장 ‘치열’

박미라 기자 2023. 3. 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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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3~5시 성산국민체육센터 첫 개최
찬반측 의견 발표, 14명 주민도 의견 개진
2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관련 도민 경청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도민의 다양한 의견을 현장에서 청취하기 위한 ‘제주 제2공항 1차 경청회’가 29일 오후 사업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잦은 고성과 야유, 일부 충돌이 있었지만 파행을 빚었던 예전 설명회와 달리 찬반 의견을 고루 듣는 시간을 가진 후 2시간만에 정상적으로 종료됐다.

이날 도민 경청회가 열린 성산국민체육센터에는 지역 주민과 찬성과 반대 단체 관계자 등이 대거 찾아 강당을 가득 채웠다. 경청회는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용역진의 설명, 찬성과 반대측의 각각 16분 발언, 플로어 참가자 의견 개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반대측인 박찬식 제주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 정책위원은 “제2공항은 철새도래지가 있어 조류 충돌 위험이 크지만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는 133종이 빠진 채 평가됐다”면서 “같은 갈매기류인데도 흑산공항에는 매우 심각한 위험성 있는 것으로, 제주 제2공항에는 매우 낮은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은 또 “국토부 계획과 수요예측, 기존 공항의 수용능력을 감안할 때 고작 연간 6만회 증편을 위해 165만평이 되는 제2공항을 짓는 것이 되는데 이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결국 이렇게 큰 공항을 짓는 것은 공군기지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위원은 “제주도는 도민 의지 없이는 제2공항을 건설할 수 없음을 천명해야 한다”면서 “의견 수렴의 최종 절차로서 주민 투표를 실시할 것을 국토부 장관에게 요청하고, 정부가 주민투표 받지 않을 때는 모든 절차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병관 제주 제2공항 성산읍추진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은 성산의 미래이자 동부지역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라면서 “침체된 건설과 관광경기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과 같은 10년 먹거리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제주공항은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고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이자 동서 활주로에 의한 결항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제2공항이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특히 토지수용, 소음 피해에 대한 최고액 보상, 관광청의 성산 유치, 제2공항 운영 수익의 일부 성산 환원, 기존 상권 중심의 도시계획 수립, 지역청년에 대한 취업가산점과 우선권 제공이 필요하다”면서 “국토부는 제2공항을 친환경 공항으로 건설하고, 쓰레기와 하수 문제에 대해서도 100년을 대비해 완벽한 처리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찬성과 반대 입장의 주민 7명씩이 각각 단상에 올라 공항 건설과 반대 이유를 각각 밝혔다.

찬반 단체는 이날 설명회에서 파행을 빚었던 예전과 달리 차분하게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플로어 내 충돌은 불가피했다.

단상에서 찬반측이 발언을 할 때마다 플로어에서 야유와 고성이 이어지는가 하면 플로어 내 찬반 도민끼리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설명회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설명회는 제주도 공식 유튜브 ‘빛나는 제주TV’로 생중계됐는데 250명 넘게 동시접속했고, 실시간 채팅창에도 의견 개진이 활발히 이어졌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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