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천아용인, 창당 가능성 열어두고 4·3 추념식 간다

정대연·조미덥 기자 2023. 3. 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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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후 첫 공동 행보…유족 만남도 추진
친윤계와 대비되는 개혁 보수 이미지 강조
천하람 국민의힘 대표 후보와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지난달 1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했다 낙선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이준석 전 당대표가 다음달 3일 제75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함께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고 ‘4·3 김일성 지시설’을 주장한 태영호 최고위원이 여당 지도부에 입성한 상황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최근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29일 이 전 대표 측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천아용인은 오는 3일 4·3 추념식 참석을 위해 제주를 함께 방문한다. 전당대회를 마친 후 이 전 대표와 그가 지원한 개혁 후보 4인의 첫 공동 행보다. 이들은 별도 유족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추념식 하루 전인 다음달 2일 제주에서 이달 초 출간한 <이준석의 거부할 수 없는 미래>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연다.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의 제주 행은 친윤(석열)계와 대비되는 개혁 보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제주 4·3 평화공원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호남과 함께 여당 열세 지역인 제주에 공을 들여왔다. 천아용인은 전당대회 선거 운동 기간 4·3 평화공원을 함께 찾았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열리는 올해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기간 제주를 찾아 “4·3 사건은 명백히 김씨(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최 예배에 참석해 윤 대통령이 공약한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말해 비판받았다. 민심 반영 없이 당원투표로만 뽑은 지도부에 대한 우경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4·3 사건은 이 전 대표 측이 여당 지도부와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이다.

천아용인은 이 전 대표와 자신들을 갈라치기 하려는 친윤계에 선을 그으면서 공동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수시로 당 안팎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으며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전과는 달리 신당 창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우선은 국민의힘이 잘 되게 하는 데 열정을 쏟을 생각”이라면서도 “(만약 잘 안 되면)두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전날 YTN 라디오에서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여러 가지 행보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가 논의 중인 선거제 개편에 따라 신당 창당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국회가 내년 총선 때 대도시 등에서 선거구당 3~5인을 뽑는 중대선거구를 도입하기로 할 경우 양대 정당 외 소수 정당의 원내 입성이 수월해진다. 이 전 대표 측도 선거제 개편 논의 결과를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는 30일 본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을 위한 전원위원회 구성을 의결할 예정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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