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논란 속 이재명 "주 4일제 목표로 4.5일제 향해 가야"
더불어민주당이 '주 4.5일제' 입법에 속도를 낸다.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이 '주 최장 69시간' 논란으로 번지자 차별화 행보를 통해 청년층 민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 4.5일제 도입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지난주 '주 4.5일제' 입법 추진을 공식화한 가운데 학계·노동계 의견 수렴을 위해 급히 마련된 자리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이 주관하고, 민주당 정책위원회, 민주연구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뿐 아니라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 정태호 민주연구원장,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등 당 지도부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 등은 정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이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으로 규정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약속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세상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대한민국만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사회가 이미 주 40시간, 최대 52시간을 합의했는데 이를 되돌려서 60시간 또는 69시간으로 되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비난받는 과거 사회로 가자는 주장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주 4일을 목표로 4.5일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불가능한 일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우리가 과거에 한 달에 한 번은 쉬자는 시대가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쉬자고 주장하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 당시도 반론은 많았으나 결국 주5일제를 이뤄내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수진 의원도 "윤석열 정부 노동개악의 핵심인 69시간제가 대선후보 시절 주 120시간 노동을 가뿐하게 할 수 있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최근 6개월간 '기절 시간표', '건강 박살' 등 수많은 신종 유행어들을 낳았다"며 "여론 나빠지자 남탓하듯 재검토를 하라 했는데, 갑자기 60시간 이상은 안 된다고 하다가 대통령실이 60시간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느 장단에 춤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개악은 폐지돼야 한다"며 "진지하게 4.5일제 도입을 고민해야 한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통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건강과 행복이라는 기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정부의 근로 시간 개편안에 대해 각계 우려가 제기되자,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주 4.5일제' 도입 추진에 나섰다. 정부 정책을 반노동 공약으로 몰아세우며 명확한 대척점을 만들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MZ(밀레니얼+Z세대)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주 4.5일제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공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주 4.5일제' 법안은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하겠단 계획이다. 이르면 이번 주 발의를 목표로 이수진 의원실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이수진 의원실 관계자는 "정책위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법정근로시간 주 40시간을 36시간으로 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틀 안에서 근로 시간을 더 줄이는 기업 등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했다.
주 4.5일제 추진을 당론으로 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 국회의원단 단장을 맡은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 4.5일제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지켜봐야 하지만, 당론(채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노사 합의를 통해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현행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 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현재는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에 1주 최대 12시간까지만 연장 근로를 할 수 있지만, 개편안을 적용하면 최대 '주 69시간'까지 근무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인력 부족이나 업종 특성상 근로 시간이 불규칙한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에서 개편안을 내놨으나, 노동계 등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김연경 "中 도핑 검사서 바지 벗고 돌아…소변 보는 것도 확인" - 머니투데이
- 30대 트로트 女가수 사망설 확산…"너 아니지?" 애타는 팬들 - 머니투데이
- 서정희 "故서세원, 날 사랑했다고 생각"…오은영 "가스라이팅" - 머니투데이
- 김종민, '1박2일' 녹화 중 내년 결혼 발표?…위약금 걸고 맹세 - 머니투데이
- 가비, 한강뷰 집 이사한 이유…"집주인 강아지 오줌 밟고 계약" - 머니투데이
- "딸 사육하는 듯" 오은영, 예비 초1 딸에 다 맞추는 엄마에 '일침' - 머니투데이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
- [더영상] ① 주차장 막은 '민폐' 입주민 ② 왕복 8차로 무단횡단 ③ 후진으로 고양이 '쾅' - 머니투
- 북, 접경지서 9일 연속 GPS 전파 교란.. "올 들어 최장 기간" - 머니투데이
- [더차트]"중국·일본인이 영어 훨씬 못 해"…한국 영어 능력 세계 50위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