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미 "검수완박, 헌재 결정 존중"...與 "文정부가 망쳐놔"

안채원 기자, 박다영 기자 2023. 3. 2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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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3.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당이 29일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여당은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과 관련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야당은 검수완박법에 대한 언급을 줄이면서 정 후보자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캐물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질의 과정에서 검수완박법의 국회 법안 처리 과정에 절차적 하자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법안은 유효하다고 본 헌재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한 국회 선진화 제도를 완벽하게 무시하고 2012년 이전의 동물 국회로 국회를 되돌려 놓은 게 검수완박법 처리 절차였다"며 "헌재가 이런 국회법 절차가 완전히 무시된 법안에 대해 절차는 위법하지만 법안은 유효하다는 결정을, 계속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반복한다면 결국 국회로 하여금 국회법을 무시하고 무력화하는 입법 절차가 계속돼도 좋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특정 연구원 출신 헌법재판관이 5명이다. 이분들이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결정에서 결국 결론을 똑같이 내렸다"며 "어떤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헌재가 구성되는 것이 문제다라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사위원장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헌재 구성이 이념적으로 다양하지 않다. 이번 검수완박법 최종 결정에도 그게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래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헌재와 대법원을 완전히 망쳐놨다. 노골적으로 헌재와 대법원을 정치화시키려고 작심하고 벌여놓은 행태"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검수완박법 관련 헌재 결정에 대해 "기존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저의 기본적 입장"이라고만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야당에서는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국정 운영에 책임 있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검수완박법 헌재 결정 관련) 기각 판단을 한 다섯 분의 재판관들을 무차별 공격하며 사회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국정 운영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헌재 결정의 권위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폄훼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헌재 결정은 계속 있을 텐데 이런 갈등이 반복돼서야 되겠나"라며 "이번에 이런 갈등을 거치면서 이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3.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만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김형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 검수완박법 관련 발언을 자제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제3자 변제 방안에 대한 정 후보자의 견해를 물었다.

정 후보자는 "대법원 판결을 위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적극 찬성하는 것이냐"라고 묻자 정 후보자는 "적극 찬성 여부가 아니라 정부에서는 당연히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뉘앙스를 가지고 위배했다고 단정 지을 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캐물었다. 김 의원은 "경자유전 원칙이라면 아무리 부녀지간이라도 (농사를) 본인이 지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후보자 이름으로 농지를 구입했다. 농지를 구입할 때 내신 농업경영계획서를 보면 본인이 직접 농사 짓는다고 했다. 근데 농사를 지으신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아버지로부터 '너의 명의로 샀다'는 말만 들었다"며 "원래 그 땅은 부모님 집 바로 옆에 있는 밭이다. 여러 해 농사짓다 보니 그 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드셨던 것 같다. 전화를 여러 번 주셔서 '땅 좀 사게 돈을 보내줄 수 있냐'고 물으셨고 자식 된 도리로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 명의로 샀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제 명의로 샀다고 하셨다"며 "제가 생각하는 제 잘못은 그때 바로 사태를 바로잡았어야 한다. 아버지께 못 하게 했어야 하고,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아버지께 소유권 드렸으면 되는데 그 상태를 방치한 것이 제 커다란 잘못이다. 지적 송구하게 받아들이고 바로 아버지께 소유권을 이전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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