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WBC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나지 않은 이유
‘코리안 특급’ 박찬호(50)는 지난 3월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KBS 해설위원으로 일본을 찾았다.
경기 전 대표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며 독려했다. 선수들을 바라보면서 “아직도 내 눈에는 아이들 같다”며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경기 중에는 해설을 하면서 대표팀을 응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라운드에서 탈락을 했다. 첫번째, 두번째 경기인 호주와 일본전에서 패하면서 8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졌고 아쉽게 귀국해야만 했다. 대표팀의 승리를 간절히 바랐던 박찬호의 아쉬움도 컸다.
1994년 빅리그 무대를 밟은 박찬호는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98패 20세이브 평균자책 4.36 등을 기록했다.
국가대표서의 자부심도 강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박찬호는 2006년 WBC 초대 대회에서 대표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당시 한국의 성적은 3위였다.
2009년 열린 2회 대회에도 참가하려 했던 박찬호는 대회 직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태극마크, 그리고 한국 야구에 대한 애정이 돋보인 대목이었다.
박찬호는 WBC 대회를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2019년부터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특별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박찬호는 KBO리그의 개막전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와 공주중동초등학교, 공주중학교, 공주고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절친’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박찬호가 우리 팀과 한화의 개막전에 오고 싶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키움은 4월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화와 맞대결을 통해 2023시즌을 시작한다.
박찬호가 미국으로 향하기 전에 개막전까지 관전하게 된 건 WBC 결과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WBC 대회가 끝나고 장문의 문자가 왔더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메시지 속에서 한국 야구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한국 야구를 위해서 관중석에서라도 팬들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홍 감독은 “찬호가 자기가 뭐라도 하고 싶다고, 팬들에게 사인도 해주고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개최된 키움의 스프링캠프를 찾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장재영은 “감사한 마음 뿐이다. 신경 써주시면서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셨기 때문에 하나하나 안 놓치려고 했다”며 “긴 시간이지만 잘 새겨들으려고 노력했고 녹음까지 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한 바 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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