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충청 U대회 조직위 구성에 반발 "협약 무시한 결정은 무효"

이재상 기자 2023. 3. 29. 16: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직위가 정부·체육회·FISU와 협약 안 지켰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24일 세종컨벤션센터(SCC)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World University Games)’ 조직위원회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2023.3.24/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최근 출범한 2027 충청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가 규정 미준수와 정치적 보은 인사 논란 등으로 인해 대한체육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7일 이기흥 회장 명의의 공문을 대회 조직위원회에 보내 "개최 시도는 정부, 체육회와 조직위원회 구성을 사전 협의해야 한다는 관련 법령 및 규약, 사전 협약을 따라야 한다"면서 "성공적 대회 준비를 위해 이를 준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기흥 회장은 "정부와 체육회, FISU와 맺은 협약을 지키지 않고 발족한 조직위 구성은 원천 무효"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1월 FISU 집행위원회에서 대회 유치에 성공한 2027 충청권 하계 유니버시아드 유치위원회는 지난 24일 세종시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조직위원회로 출범했다.

대전, 세종, 충남북 등 4개 지역 자치단체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는 조직위는 이창섭 상임 부위원장(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윤강로 사무총장(국민체육진흥공단 고문)을 실무진으로 선임했다.

조직위 출범을 두고 체육회가 반발하는 것은 2021년 6월 이기흥 회장과 당시 4개 시도 지자체장이 서명했던 '2027년 제34회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협약서'의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협약서에는 △체육회 제반 규정 및 FISU 현장 준수 △대회 유치협조 마케팅 및 수익에 대한 내용뿐 아니라 '개최도시 확정 후 체육회와 협의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한다'는 항목도 포함돼 있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조직위위원회 제6차 의원총회 및 제2기 조직위원회 출범식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축하말을 하고 있다. 2023.2.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체육회에 따르면 충청권 하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주요 임원은 창립총회 닷새 전 선임됐는데, 이 과정에서 체육회에 어떠한 사전 통보도 없었다. 유관 단체와 협의 자체가 생략된 조직위 출범이라 절차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국제종합경기대회 국내 유치신청도시 선정 규정' 제11조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유치희망도시가 규정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을 경우 경고 조치, 사안이 중대하거나 반복적으로 위반 시에는 유치희망도시의 개최 신청을 취소할 수 있다.

아울러 체육회는 실무 책임자 구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창섭 부위원장과 윤강로 사무총장은 체육계 전문인력이지만 국제종합대회를 개최했던 실무총괄 경험은 없기 때문이다.

대회 개최지 선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3년 정도 늦춰지면서 10개 경기장 및 선수촌 신설, 예산 조달 등의 현안이 촉박한 만큼 유치위부터 함께 해온 김윤석 전 사무총장을 조직위로 승계해야 한다는 것이 체육회의 목소리다. 김윤석 전 총장은 2015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유치부터 개최까지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또한 이창섭 부위원장은 이장우 대전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정치적 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나아가 조직위의 인적 구성은 FISU와도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FISU와 충청권이 맺은 협약서에는 '개최 파트너(Host partner)는 조직위 구성 및 구성원 등에 대해 FISU의 자문과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FISU는 조직위 인사 명단을 살핀 뒤 체육회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야 지원 예산을 수령하고 오는 5월로 예정된 사무처 발족까지 진행할 수 있다. 문체부 승인을 위해서는 체육회, FISU와의 협의가 필수적인데 출범부터 불협화음이 나오면서 향후 행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한편 2027년 8월 충청권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는 18개 종목에 150개국에서 1만50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 2조7000억원, 취업유발 효과 1만명, 고용유발 효과 7000명으로 예상된다.

alexe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