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학 속 코로나19 사태 살펴보니…"주민들 동요 수습에 방점"

이설 기자 2023. 3.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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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발간된 북한 문학을 살펴보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펼친 선전전을 엿볼 수 있다.

통일연구원 이지순 인도협력연구실 연구위원은 29일 '북한 문학의 팬데믹 재현:재난 리더십과 코로나19 경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0~2022년 북한 내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시기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월간 '조선문학'과 '청년문학', 월 3회 발간되는 '문학신문' 등에 게재된 문학작품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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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보고서…2020년부터 2022년까지 작품 분석
코로나19 종식 후엔 '김정은 재난 리더십' 부각에 집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비상방역전'을 강조하며 "고도의 각성과 긴장성을 견지하자"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만경대구역의 방역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발간된 북한 문학을 살펴보면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펼친 선전전을 엿볼 수 있다.

통일연구원 이지순 인도협력연구실 연구위원은 29일 '북한 문학의 팬데믹 재현:재난 리더십과 코로나19 경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2020~2022년 북한 내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시기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월간 '조선문학'과 '청년문학', 월 3회 발간되는 '문학신문' 등에 게재된 문학작품을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19에 대한 비상방역체계가 처음 가동된 2020년에는 코로나19를 "사회주의 제도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비상방역 선전을 전면화했다고 분석했다.

당시 조선문학, 청년문학, 문학신문은 모두 상식 코너에서 개인위생과 방역수칙들을 연재했는데, 이처럼 문예지에 전염병 상식 관련 콘텐츠가 게재된 건 1958년에 발생한 전염병 방역 국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다만 문학은 전 세계의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직접 언급하진 않고 당국의 '봉쇄 조치'가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방역임을 강조하며 주민들의 심리적 동요와 불안을 단속했다고 이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또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2022년 5월 북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는 "당의 사랑이 주민들의 가정과 그들의 피부에 실질적으로 닿도록 이바지하는 작품"이 요구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작년 6월11일 문학신문에 실린 김남호의 장시 '고요한 거리에서'에는 봉쇄당한 도시가 '고요'로 묘사됐고, 모든 물품이 부족해도 '덕과 정의 향기'로 병마를 물리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담겼다.

당시 문학에 부여된 사명은 "시련이 겹쌓일수록 사람들이 사랑과 정을 나누며 도덕의리로 굳게 뭉쳐 투쟁"하고 "자신의 생활이 어려워도 서로서로 사심없는 진정을 기울이면서 오늘의 국난을 함께 이겨나가도록 하는데 이바지하는 작품"이었다고 이 연구위원은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질병을 덕과 정이라는 공동체의 윤리와 연대로 극복했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 것은 "오히려 열악한 보건의료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주었다"라고 그는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작년 8월 코로나19의 '종식'을 선언한 뒤 조선문학과 청년문학에 실린 글은 "병마의 공간으로 주저없이 나아가는 김정은의 재난 리더십 표상"에 방점을 뒀다.

이 연구위원은 "감염 공포가 압도했던 경제적 곤경과 내핍, 식량문제는 방역대전의 승리에서 외면되었다"면서 "북한이 당면한 현실적 문제는 방역대전의 승리 서사와 거리가 멀다"라고 지적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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