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천태만상 주취자’ 다시 느는데…경찰 대책은?

홍화경 2023. 3. 2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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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저녁 술자리가 많이 늘면서 지구대에 접수되는 '주취자 신고'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흥가 인근에서 야간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다시 술 취한 사람들과의 전쟁을 시작했는데요.

현장은 어떤 모습일까요?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다치고, 울고, 토하고, 심지어 욕을 하거나 때리기도 합니다.

잠드는 것 또한 난감하죠.

술에 취한 상태에 있는 '주취자' 들의 천태만상, 각양각색의 모습인데요.

자신의 안전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거나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최근 식당과 술집이 붐비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대부터 경찰 지구대에는 '주취자 신고'가 쏟아지기 시작한다는데요.

출동하는 지구대 경찰과 동행해봤습니다.

["취객이 도움 요청한다는 신고하셨죠?"]

현장으로 달려가니, 만취한 승객이 택시 뒷좌석에서 깨어나질 못합니다.

["정신 차려요. 목적지가 어디예요? 목적지!"]

겨우 몸을 일으켰지만, 택시비 결제가 쉽지 않습니다.

[택시 기사/음성변조 : "이건 담배예요, 카드를 주셔야지…."]

다른 한편에선 또 다른 취객이 집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데요.

지하철역 바닥에 몇 시간째 앉아 있어, 역무원이 신고했습니다.

["집에 가려면 지하철 타야 된다니까요, 지금. (아냐, 아냐, 아냐.)"]

어렵게 밖으로 데려와 택시를 태우려는데 갑자기 울기 시작합니다.

[주취자/음성변조 : "내가 문제야. 내가 문제야. 왜 이렇게 됐나 몰라…."]

새벽 3시, 이번엔 빌라 복도에 술 취한 남성이 토사물과 함께 쓰러져 있습니다.

[출동 경찰 : "어어, 잠깐 잠깐, 다리에 힘줘요. 다리에 힘!"]

가족에게 연락하고서야 집을 찾아 데려다줍니다.

경찰관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얼굴은 땀으로, 온몸은 악취로 범벅입니다.

[출동 경찰 : "토가 온몸에 묻어있고... (토 냄새나는 거 같아요, 여기서.)"]

이런 주취자 신고는 지난해 97만여 건이 접수됐습니다.

1년 전보다 23% 늘었고, 코로나19 확산 초기보다 7만 건 정도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루 평균 2천6백여 건의 주취자 관련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건데요.

112신고 20건 중 1건꼴입니다.

주취자 신고가 늘면서 경찰이 이들과 씨름하는 시간이 늘었는데, 다치기라도 한 경우엔 더 늘어납니다.

[신고자/음성변조 : "괜찮나 보다 했는데 그대로 뒤로 넘어진거죠."]

보호자가 병원에 올 때까지, 경찰은 한 시간 반 가까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주취자 보호는 물론, 경찰의 법적 의무입니다.

신고가 들어오면 안전한 귀가를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법과 현실 사이엔 종종, 거리가 존재합니다.

[곽종현/서울 도곡지구대 경위 : "자식도 얘기하다 보면 애 이해시키는 거 힘들잖아요. 그래도 걔네는 사춘기든 뭐든 어느 정도 이성을 갖고 있는데 주취자는 이성 자체가 없는 거예요."]

지난겨울, 경찰이 주취자를 방치했다 숨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후, 경찰청은 현장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주 공개된 초안엔 술 취한 사람의 안색과 구토 여부 등 19개 항목을 모두 확인하고 CCTV로 지켜보며 근무일지에 기록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서는 불만이 터집니다.

여러 치안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데 주취자마다 20개 가까운 항목을 점검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경찰의 초동 조치에 이어 지자체와 의료기관 등에서도 주취자 보호 책임을 분담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법률안도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요.

경찰청 관계자는 내일(30일)까지 주취자 보호조치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매뉴얼 강화 등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강지은/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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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화경 기자 (vivi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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