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난다" 자주 '욱!'하는 당신 '이곳' 꾹 눌러보세요 [헬시타임]

안경진 기자 2023. 3. 29.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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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일에도 쉽게 화나고 분노 조절 어렵다면
적절한 감정 해소법 찾아야 건강관리에도 도움
한방에서는 침·뜸·한약 병행해 '울화' 치료하기도
임지연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예쁘다 박연진”이라는 글과 함께 게재한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경제]

자신도 모르게 '욱'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이 있다. 각종 미디어나 언론의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때때로 마음이 불편해지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도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언성이 높아지거나 가까운 친구,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 역을 맡았던 배우 임지연은 분노 연기로 인해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촬영 후에도 예민함이 지속돼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물론 적정한 수준의 분노 해소는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막상 감정이 가라앉으면 후회와 죄책감 탓에 힘들어질 수 있다. 분노의 감정을 잘 다뤄내는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김환 자생한방병원 원장(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분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부정적인 감정을 잘 관리하기 위한 건강법을 살펴봤다.

◇ '욱'하고 올라오는 분노, 무작정 참기보단 적절하게 해소해야

부정적인 감정은 억누르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내적 갈등을 침묵하다 보면 불안과 걱정이 쌓여 '울화(鬱火)'와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마냥 참기보다는 적절한 감정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 생긴 화증을 가리켜 '울화'라고 한다.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특징이다. 신체의 열감이 심해지며, 가야금 줄을 누를 때의 느낌처럼 맥이 빠르게 뛰는 것을 일컫는 맥현삭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독일 예나 대학에서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노를 참는 사람은 맥박이 빨라져 신체와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마르쿠스 문트 박사는 "맥박 상승이 반복되면 혈압이 높아져 심혈관질환, 암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상승한다"며 "수명도 단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나친 분노는 금물···긴장상태 유발해 근육통으로 이어질 수도

적절한 감정 해소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지나친 분노를 터뜨릴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잊지 말도록 하자. 분노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노르아드레날린은 기쁠 때 분비되면 활력을 높이지만 화가 난 상황에서는 근육을 수축시켜 긴장 상태를 유발한다. 그로 인해 어깨, 목 등에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는데 심할 경우 근육 경련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분노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를 증가시켜 면역기능을 약화시킨다.

김 원장은 "분노를 지나치게 해소하거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번 참다가 터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해소하며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한방에서는 침·뜸·한약으로 ‘울화’ 치료

누적된 분노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운동이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를 30분 이상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른바 ‘러너스하이(Runner’s High)’라고 불리는 상태로,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부정적인 감정이 논쟁이나 다툼 등으로 이어진 상황이라면 잠시 대화를 멈추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시간을 들이는 것도 좋다. 노르아드레날린 수치는 분비된 지 15초 만에 최고조에 이르지만 2분 전후로 서서히 수치가 떨어진다. 통상 15분이 지나면 정상 범위까지 감소하므로 감정이 진정된 후에 대화를 다시 이어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해결하기 힘들 정도로 화를 다스리기가 어렵다면 전문적인 진료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한방에서는 울화의 원인을 기의 순환이 막힌 것으로 보고 침치료와 뜸,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해 치료한다. 먼저 침치료를 실시해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한 다음 뜸을 놓아 뭉쳐 있는 기를 원활하게 순환시킨다. 우황청심원과 같은 한약 처방을 병행하는 것도 신경을 안정시키고 불안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각각 86.9%, 75.2%가량 억제해 뇌 손상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 명치 위 '단중혈' 지압하면 분노 다스리는 데 도움

일상생활 속에서 단중혈(?中穴)과 같은 혈자리를 틈틈이 지압하는 것도 스트레스와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명치 약간 위쪽에 위치한 단중혈은 한방에서 '화(火)가 쌓이는 자리'라고 불린다. 화가 나고 답답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쿵쿵 내려치게 되는 그 부위다. 단중혈을 검지와 중지로 지그시 누른 채 10초간 문지르면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효과적인 ‘단중혈(?中穴)’ 지압법.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지압 외에도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다크 초콜릿, 바나나 등을 섭취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키는 데 좋다. 김 원장은 “분노를 억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적절한 방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화를 없애려 노력하기보다는 다스리는 법을 터득한다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진 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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