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최악 가뭄 아직도 고비…섬진강댐 제외 나머지 댐은 한계수위 도달 안할 듯
남부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5개 댐 중 4곳의 ‘저수위’ 도달 예상 시기가 올해 4~5월에서 연말로 늦춰졌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비가 ‘극단적’으로 적게 올 때를 대비해 ‘밑바닥’ 물까지 쓰는 방안을 마련한다.
환경부는 광주·전남 지역 가뭄 대응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추진 중인 생활·공업 용수 가뭄 대책의 상세 내용을 29일 발표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함께 가뭄 대응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올해 가뭄은 ‘댐이 생긴 이후 최악’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동복댐은 1970년, 주암댐은 1992년에 지어졌는데, 3월 수위 기준으로 역대 최저”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26일 영산강·섬진강 댐 유역에 17~50㎜의 비가 내렸으나 강우 저수율 변동 폭은 1% 안팎이었다. 최근 2개월 강수량은 2월에는 19㎜, 3월에는 41㎜로 각각 평년 대비 52%와 69%에 불과했다.
환경부는 용수 일부를 줄여 댐에 비축하고, 하천유지용수·발전용수 등을 생활·공업 용수로 전환해 총 1억1900만t을 아꼈다. 지난해 7월부터 영산강·섬진강 유역 4개 댐에서 공급하는 하천 유지용수, 농업용수를 감량해 총 9400만t을 비축했다. 발전전용 댐인 보성강댐의 발전용수를 주암댐에 방류해 총 2500만t을 추가 확보했다.
영산강의 하천수를 광주 용연 정수장에 공급하는 비상 관로도 설치했다. 지난 2일부터 비상 관로를 통해 하루 3만t의 용수가 공급되고 있고, 5월부터는 하루 5만t까지 확대된다. 이는 광주 생활용수 총사용량의 11% 수준이다.
광주시는 생활용수를 아끼기 위해 물 사용량을 줄인 지자체에 광역 수도요금을 감면하는 ‘자율 절수 수요조정제도’를 운영했다. 지난 2월 생활용수 8.2%를 아꼈다.
기업의 공장 정비 시기도 조정했다. 기존 석유·화학기업은 올해 하반기에 공장 정비를 할 예정이었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올해 2월까지 용수 사용 33만t을 줄였고, 6월까지 총 322만t의 공업용수가 절감될 것으로 봤다.
환경부는 오는 4~5월로 예상됐던 주요 5개 댐의 저수위 도달 시기가 섬진강댐을 제외하고 올해 말까지로 늦춰진다고 밝혔다. 저수위는 댐 용수를 ‘정상적’으로 취수할 수 있는 한계 수위다. 농림부와 농어촌공사가 오는 4월부터 3개월간 약 4700만t의 농업용수 대체 공급 방안을 차질 없이 시행한다면, 섬진강댐의 한계수위 도달도 6월 초에서 7월 중순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올여름까지 ‘극단적’으로 비가 오지 않는다면 환경부는 댐 ‘밑바닥’까지 쓰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저수위 아래의 비상 용량, 사수 용량까지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암댐 본댐, 조절지 댐의 비상용수·사수용수를 합치면 총 6900만t 분량이 된다. 사수는 댐이 지어질 때 100년 정도 흙이 퇴적될 공간을 남겨두는 공간에 있는 ‘죽을 수 있는 물’이다. 환경부는 부유 구조체를 활용해 물을 펌프로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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