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자체 핵무장 고려해야…北 비핵화 비현실적"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
"7차 핵실험 임박은 아냐…中 조율 아직"
美 확장억제에 "본토 위협 감내할지 의문"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공개하며 노골적인 핵 위협에 나선 것과 관련해 “이제는 우리가 자체 핵무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노진환 기자)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대단히 비현실적 목표”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시점이 임박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지난 2018년 3월 김정은이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처음 만났다. 이때 전략적 소통에 합의했다. 또 최근 중국이 코로나 때문에 2년 동안 못 들어가던 신임 북한 주재 중국 대사가 평양에 입성했다”며 “이런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은 해야겠는데 아직 시진핑과 사전 조율을 진행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북한의 핵기술이 고도화되고 있지만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에 대해서는 “여러 회의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핵으로 공격하는 경우 ICBM을 갖고 미국을 때리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확고한 능력을 보여줬을 때 미국 대통령이 과연 그것을 감내하고도 북한을 향해 핵을 쏘는 결단을 내릴 것인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핵을 갖고 있는 게 미국의 안보에도 대단히 큰 이익”이라며 “미국이 핵전쟁 시나리오에 말려드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국의 핵전략이 한반도에서 모순적이라고도 지적했다. 태 의원은 “미국은 소련에 대한 대응으로서 중국의 핵을 인정해주고, 이후 중국의 힘이 커지니까 중국을 핵으로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핵을 인정해 주었다”며 “또 인도의 핵을 견제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핵을 인정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직접 핵으로 그 나라와 대결하기보다는 그 주변국의 핵무장을 용인해줘서 서로 견제시키는 전략을 썼는데 한반도에서만은 안 하고 있다”며 “매우 자가당착적인 핵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림 (contact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