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꺼졌던 산불, 1년 내내 활활, 왜?

김윤주 2023. 3. 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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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후변화가 '산불조심기간'을 늘릴 전망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큰 산불로 이어지는 건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과거보다 기온이 오르고 습도는 낮아지면서 점점 더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거죠.

또 연중 산불 위험이 커짐에 따라 미래에는 '산불조심기간'을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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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쫌’ 아는 기자들][봄철 산불]기후변화 쫌 아는 기자들
지난해 7월1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랑디랑스 인근의 산불 현장. 남서부 유럽을 중심으로 며칠째 이어진 폭염으로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고 산불까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각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고 있다. 랑디랑스 AP/연합뉴스

A. 기후변화가 ‘산불조심기간’을 늘릴 전망입니다.

지난 26일 인천 강화도 마니산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30개 크기에 달하는 산림 22만㎡가량이 탔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울진·삼척 산불이 일어났죠. 미국과 유럽 등 국외에서도 대형 산불 소식이 전해집니다. 최근 이런 산불 소식을 전보다 자주 접하는 것 같지 않나요?

실제로 최근 산불은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산불은 모두 756건으로 최근 10년(2013년~2022년) 평균인 536.8건보다 40% 이상 늘었습니다. 지난해 총 피해 면적은 약 2만4795㏊(헥타르)로, 최근 10년간 평균인 약 3559㏊의 7배에 달합니다. 올해도 산불 발생 추세는 심상치 않습니다. 27일 기준 벌써 343건 발생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307건)보다 많고, 최근 10년 평균인 225건보다는 53%가량 증가한 것입니다.

산불은 대부분 입산자 실화, 쓰레기 소각 등 사람에 의해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큰 산불로 이어지는 건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기후변화로 과거보다 기온이 오르고 습도는 낮아지면서 점점 더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거죠. 지난 2021년 기상청이 발간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를 보면, 지난 109년간(1912~2020년) 연평균기온은 매 10년당 0.2도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기간 강수량은 증가했지만 강한 강수가 늘면서 한 번에 많이 내리고, 비나 눈이 내리는 일수는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최근 30년과 최근 10년 추세를 보면 강수량 자체도 다소 줄어들고, 강수 일수는 장기 추세에 비해 급감했습니다.

27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 마니산 화재 현장에서 산림청 소속 헬기가 잔불을 끄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산림·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7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8시께 큰 불길을 잡았다. 연합뉴스

이런 변화로 이제는 큰 산불이 언제든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산불 진화 현장에서 자주 하던 ‘5월 아까시나무꽃이 피면 산불은 끝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3~4월에 큰 산불이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연중 어느 때에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5월 말 경남 밀양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1년 중 1월에 발생하는 산불 비율도 1990년대 5.7%에서 2000년대 6.2%, 2010년대 7.4%, 2021년에는 13%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11.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00년 이후 경북 지역의 산불 발생 위험도는 과거보다 30~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부분 지역의 산불 발생 위험도가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대표적인 산불 발생 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보다 경상도 지역의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이런 추세는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연평균기온이 1.5도 증가하면 산불 기상지수(지수가 높을수록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음을 의미)가 8.6% 상승하고, 2도 증가하면 13.5% 상승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또 연중 산불 위험이 커짐에 따라 미래에는 ‘산불조심기간’을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연구사는 “기후변화로 산불이 연중화되고, 대형 산불로부터 안전한 지역도 없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후변화 ‘쫌’ 아는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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