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쟁 반대한 13살 딸 잘못 키웠다”…아빠 징역 2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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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조사받은 러시아 아버지가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딸은 이미 아버지와 강제로 분리돼 보육원에 맡겨진 상태다.
러시아 예프레모프 지방법원은 28일(현지시각) 초등학교에서 반전그림을 그린 딸의 아버지인 알렉세이 모스칼레프(53)에게 군대 명예 훼손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은 부녀를 차례로 조사한 뒤 아버지 모스칼레프에게 "딸을 잘못 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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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반대 아빠에 “내 영웅” 편지
러 정부, 친권 행사 제한 법적 조처도

어린 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는 ‘반전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조사받은 러시아 아버지가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딸은 이미 아버지와 강제로 분리돼 보육원에 맡겨진 상태다.
러시아 예프레모프 지방법원은 28일(현지시각) 초등학교에서 반전그림을 그린 딸의 아버지인 알렉세이 모스칼레프(53)에게 군대 명예 훼손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모스칼레프는 전날 실형 선고를 예상하고 연금 상태였던 집에서 감시의 눈을 피해 달아났다고 영국 <비비시>(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법원의 공보담당자는 “우리도 그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딸 마샤(13)는 이달 초 이미 아버지와 떨어져 보육원에서 지내도록 조치돼 있는 상태다.
사건은 마샤가 지난해 4월 초등학교 미술 수업시간에 반전 그림을 그리면서 시작했다. 담당 교사는 러시아 병사들에게 보낼 애국적인 그림을 그리라고 주문했지만, 마샤의 그림은 달랐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란 글귀가 적힌 깃발을 든 우크라이나 사람과 ‘전쟁 반대’ 깃발을 든 러시아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학교 당국은 이를 사법당국에 신고했다.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은 부녀를 차례로 조사한 뒤 아버지 모스칼레프에게 “딸을 잘못 키웠다”고 말했다.

부인과 헤어져 딸 마샤를 혼자 키워온 모스칼레프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비판해온 반전 성향의 인사이다. 그는 지난해 전쟁에 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고, 지난해 12월 살고 있던 아파트가 압수수색을 당한 뒤 추가 기소됐다. 이어 이달 초엔 자택 연금에 처해졌다. 마샤는 아버지와 떨어져 보육원에 맡겨졌다. 모스칼레프의 변호인은 며칠 전 보육원을 찾았지만, ‘아이가 요리 대회에 가서 없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했다. 보육원은 대신 딸이 아버지에게 썼다는 편지를 건넸다. 편지엔 “아빠는 나의 영웅이에요”라고 쓰여있었다.
러시아 정부는 모스칼레프에게서 딸에 대한 친권 행사를 제한하려는 법적 조치에도 나섰다. 이를 둘러싼 법원 공판은 다음달 열린다.
이번 사건은 러시아 당국이 지난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뒤 반전 여론 통제하기 위해 얼마나 살벌하게 눈을 부릅뜨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강제로 딸을 아버지에게서 떼어놓고 보육원에 맡기는 조치도 서슴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러시아 인권단체 ‘메모리알’은 성명을 내어 “모스칼레프에 대한 형사 소추는 그의 정치적 견해 때문이며 시민사회의 비판을 막고 사회 전체를 겁주려는 것”이라며 “그 결과 가족과 함께 살 어린 딸 마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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