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다빈치 물감에 달걀 왜…"습기·주름·변색 방지"

이주영 2023. 3. 2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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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카를스루에공대 오펠리 란케 교수팀은 29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달걀노른자 단백질이 르네상스 거장들의 그림에서 습기가 스며드는 것과 마를 때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고 변색(황변)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르네상스 시대 유명한 화가들은 주로 기름을 사용한 유성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많은 그림 속에서 노른자 단백질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들이 노른자를 물감에 넣은 이유와 이 물질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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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伊 연구팀, 르네상스 거장들 사용한 '템페라 물감' 분석
분석에 사용된 산드로 보티젤리 작품 '그리스도 애도' [Bavarian State Painting Collections, Munic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산드로 보티첼리 같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이 유화물감에 달걀노른자를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독일 카를스루에공대 오펠리 란케 교수팀은 29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달걀노른자 단백질이 르네상스 거장들의 그림에서 습기가 스며드는 것과 마를 때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고 변색(황변)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르네상스 시대 유명한 화가들은 주로 기름을 사용한 유성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많은 그림 속에서 노른자 단백질 성분이 검출되면서 이들이 노른자를 물감에 넣은 이유와 이 물질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왔다.

15세기에 접어들면서 이탈리아에서는 유성 물감이 달걀을 원료로 한 '템페라'(tempera) 물감을 대체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산드로 보티첼리 같은 예술가들은 계속 노른자를 기름과 섞은 유화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케 교수팀은 두 가지 방법으로 기름과 노른자를 섞어 유화물감을 만든 다음, 기름만 사용한 유화물감과 어떻게 다른 작용을 하는지 분석했다.

산드로 보티젤리 작품 '그리스도 애도' 눈 부분 확대 사진 [Wibke Neugebauer, Munich.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나는 노른자를 유화물감에 섞어 마요네즈와 비슷한 농도로 만들었고, 다른 하나는 안료를 갈아 노른자에 섞어 말린 다음 그것을 기름과 섞었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르네상스 거장들은 두 번째 방법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물감 각각의 질량과 수분, 산화도, 열용량, 건조시간 등을 측정하고 노른자 단백질이 물감 안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달걀노른자 단백질은 유화물감 안에서 안료 입자 주위에 얇은 막을 형성, 습한 환경에서 수분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도가 높게 만든 물감에서 노른자는 안료 입자 간 연결을 강하게 만들어 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중세 '임파스토'(impasto) 기법에 이상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물감이 마르는 동안 주름이 생기는 것도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두 가지 방법으로 만든 물감 모두에서 노른자의 단백질과 인지질, 항산화 성분은 물감의 산화를 늦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노랗게 변하는 황변 현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란케 교수는 "이 연구는 르네상스 예술가들이 유화에 달걀노른자 같은 단백질을 첨가한 이유에 대한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르네상스 거장들의 귀중한 예술품 보존 기술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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