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前 오사카 총영사 “日, 개가 짖어도 마차는 달린다.. 브레이크 풀어준 건 우리 정부”

MBC라디오 입력 2023. 3. 29. 10:02 수정 2023. 3. 2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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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前 오사카 총영사>
-日, 꾸준한 우경화 흐름에서 차근차근 역사 지우고 찬양해 와
-82년 식민지 미화 논란 후 근린제국조항 만들었지만 지금은 신경도 안 써
-아베, 2006년부터 애국심 고취해서 건전한 일본인 육성에 목표
-일반 일본인들은 역사에 대해 진짜 잘 몰라.. 거의 무지
-수정주의, 우익세력의 힘이 강해지면서 사회 분위기 압도
-강제노동 해법?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신호.. 우경화 더욱 빠르고 강해질 것
-日 언론이 입장 변화? 자기들이 원하는 안 가져갔으니 당연
-日 내부, 한국이 너무 양보해서 오히려 뒤집을까 봐 걱정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오태규 前 오사카 총영사


☏ 진행자 >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가 어제 발표가 됐는데요. 그 내용은 조금 전 JB타임즈에서 전해드린 그대로 역시 역사 왜곡이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 이후 성의 있는 일본의 호응을 기대한다던 우리 정부가 오히려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이런 평가가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 문제 이분과 함께 좀 짚어보겠습니다. 오태규 전 오사카 총영사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오태규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네, 안녕하세요. 검정 결과가 이렇게 나올 거라는 것은 익히 예상이 됐던 바라고 정리를 해야 되는 거죠?

☏ 오태규 > 그렇죠. 이제까지 일본이 차근차근 일본 사회 전체가 우경화되는 어떤 흐름 속에서 교과서도 이렇게 과거 역사를 지우고 찬미하는, 찬양하는 그런 식으로 계속 강화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지금 차근차근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10년 넘게 교과서에서 퇴행이 이루어지고 있는 거잖아요. 이것도 일부러 일종의 살라미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왜곡을 하고 있는 겁니까,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오태규 > 교과서 이 역사가 보면은 한국과의 관계는 1982년도에 일본 검정교과서에서 침략을 진출로 표현하고 한국 식민지를 미화하는 어떤 그런 내용이 크게 문제가 되면서 한국이 강력하게 항의를 했죠. 그래서 근린제국조항이라고 근현대사 관련해서는 주변국에 견해를 반영한다, 이런 근린조항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에서 우리의 우려가 쭉 반영됐던 그런 식으로 오다가 결국은 아베 정권이 들어오면서 정부의 통일된 견해를 교과서에 반영시켜야 된다는 게 2014년 각의결정이 됐지 않습니까? 이런 걸 통해서 점차 확실하게 근린조항은 없어지고 자기네들의 어떤 우익적인 역사관이 교과서에 계속 강화되기 시작한 거죠.

☏ 진행자 > 그러면 결국은 이런 교과서 개정을 통해서 이른바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어떤 역사 인식을 심어주려고 하는 거예요? 일본 정부는.

☏ 오태규 > 아베 2006년에 1차 정권 때 교육기본법이 제정됐습니다. 가장 중요한 항목이 뭐냐 하면 애국심과 애향심을 고취해서 아주 건전한 일본인을 육성한다 이런 것들이 목표인데 여기서 건전하다는 것은 과거의 침략이나 이런 것들을 전혀 가르치지 않고 일본이 아주 좋은 일을 했다라는 것들을 중심으로 일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어떤 그런 일본인을 만들겠다는 거죠. 결국은 이런 것들을 배운 학생들은 한국을 식민지배한 역사도 아시아를 침략한 역사도 모르는 거죠. 전부 역사 인식은 더 벌어지고 한일 간 어떤 평화나 이런 것들의 분위기는 더욱 멀어지는 어떤 그런 젊은 세대가 육성된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총영사로 재직하시면서 일본인들도 두루 접촉을 하셨을 것 같아서 드리는 질문인데요. 진짜로 전후세대 일본인들 같은 경우는 일본 군국주의가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 잘 모르고 있습니까?

☏ 오태규 > 일부 관심 있는 학생들은 한국에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 더 깊이 알고 싶다 해서 아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들은 상당히 소수고요. 일반 사람들은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으니까 모르는 거죠. 역사에 대해서는. 역사에 대해서는 진짜 잘 모르는 겁니다. 한국의 어떤 고통을 일본에 의해서 어떻게 당했는지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그런 것들을 배울 기회 자체가 없으니까 거의 무지하다고 봐야죠.

☏ 진행자 > 그럼 지금까지 우리 정부나 우리 국민들이 일본 정부를 향해서 과거사 왜곡을 중단하고 사죄를 하라는 요구가 수십 번 있었던 건데 그럼 그럴 때마다 이걸 잘 모르는 일본인들은 한국이 왜 저러냐 이렇게 뜨악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겁니까? 그러면.

☏ 오태규 > 일본 시민들도 아까 얘기했지만 일부 그런 사실을 알고 사실상 일본 자체의 문제가 큰 거 아닙니까. 일본이 우경화되는 것에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시민 자체가 이제까지 과거에 잘못했던 것들을 가르치지 않음으로써 이런 불행한 사태를 반복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더 커지는 거 아닙니까. 그런 것들을 막아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잘못됐다라는 어떤 수정주의 세력들, 소위 말해서 우익세력들의 힘이 강해지면서 교과서라든가 일반 사회 분위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그런 것들을 압도하는 어떤 분위기가 지금 일본 사회에 점차 강해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이걸 제어할 수 있는 힘이 지금 없는 거 아닙니까. 작동이 안 되고 있는 거 아닙니까?

☏ 오태규 > 제어할 수 있는 힘은 역시 가장 첫 번째가 일본 내부에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반성하는 흐름이 하나 있을 수 있고요. 그 다음에는 외부에서는 사실 일본으로부터 피해를 받은 한국이나 중국 등에서 문제를 제기하는데 제가 볼 때는 한국이 어떤 목소리를 내는가가 상당히 중요하죠. 이런 측면에서. 왜냐하면 우리가 피해를 직접 당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들은 일본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일본의 어떤 잘못된 역사관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문제제기를 해 나가는 것들이 일본의 어떤 이러한 흐름을 억제하는 데 어떤 힘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최소한의 주의 환기 효과라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오태규 > 그렇죠. 의식을 하죠. 예전에 82년도에 그런 교과서가 나왔을 때 상당히 한국 안에서 강한 항의가 있었고 독립기념관도 만든 그런 계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일본에서 근현대사를 서술할 때 교과서 서술할 때 근린제국, 근린제국이라는 건 결국 한국이나 중국의 어떤 견해를 거기에 반영한다 이런 것들이 쭉 이어져 왔었죠. 그런데 결국은 그것 자체도 지금 2014년 각의의 어떤 통일된 정부의 통일된 견해를 집어넣는 것으로 해서 각의결정이 되면서 이것이 사실상 무력화된 거죠. 그래서 지금은 근린제국조항 신경도 쓰지 않아요. 근린제국조항이 사실 무력화되면서 일본의 어떤 우익 세력들의, 내각을 지금 장악하고 있는 세력들이 결국은 우익 세력이니까 그 사람들의 견해가 교과서에 계속 침투하고 확산되고 있는 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지금까지 말씀해 주셨던 그 맥락에서 놓고 볼 때 얼마 전에 한일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되는 겁니까?

☏ 오태규 >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결국 가장 중요한 게 강제노동 피해자 해법이지 않습니까. 그 문제 갈등의 뿌리를 보면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이었다는 한국 쪽과 합법이었다는 일본 쪽의 어떤 시각차 대립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해법이라고 우리 정부가 내놓은 것들은 결국은 일본의 주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일본 쪽으로 볼 때는 이건 일본 쪽이 우리 주장을 받아들인 거구나 이렇게 보기 때문에 과거사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이렇게 크게 문제를 삼지 않겠구나 이렇게 볼 수 있는 어떤 충분한 신호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어떤 우경화 작업, 교과서를 비롯한 우경화 작업이 더욱 강하고 빨리 전개되지 않을까 그런 예상이 됩니다.

☏ 진행자 > 결국 한마디로 정리를 하면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대한 우리 정부 내지 우리나라의 어떤 제동력이 오히려 더 떨어져버렸다, 이렇게 지금 평가를 하시는 거네요.

☏ 오태규 > 그렇죠. 과거사 부분에 대한 어떤 지적 경고 이런 것들이 일본의 어떤 그런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강한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스스로 우리 브레이크를 풀어놓은 그런 어떤 의미가 있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일각에서는 뭐라고 주장하냐면 일본이 군국주의의 틀을 못 벗은 게 문제지 이것이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물은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던데 이런 시각은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 오태규 > 엄밀하게 말하면 교과서 검정이라는 것들은 하루이틀 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몇 개월 쭉 이어지는 사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정상회담은 그 가운데 들어가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어떤 선후 결과의 관계,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지만 결국 일반 시민들이 볼 때는 우리가 이렇게 과거사에 대해서 일본에 이렇게 많이 퍼주기를 했는데 결국은 돌아온 게 뭐냐. 일본 전혀 우리 물컵을 반을 채우면 일본이 반컵을 채워서 좋은 미래로 나갈 것이라고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결국은 물컵을 다 쏟아버리는 거 아니냐, 이런 식의 인식을 줄 수 있는 거죠. 결국은 일본은 아랍에 이런 속담이 있지 않습니까. 개가 짖어도 마차는 달린다. 아무리 옆에서 해도 우리는 우리 갈 길 가겠다 이런 자세를 확고하게 보여준 것이 이런 어떤 교과서 검정 결과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쉽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진행자 > 그런데 윤덕민 주일대사는 뭐라고 주장을 했냐면 지금 일본 우익 사이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요미우리나 산케이 등 보수매체조차 논조의 변화가 보인다, 이렇게 주장을 했는데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오태규 > 제가 볼 때는 우리가 일본이 원하는 안을 가지고 갔으니까 일본 쪽에서는 일단은 이제까지 비판적이었다가 우리 쪽에 동정적인 여론을 갖는 거 특히 한국에 가장 비판적이었던 어떤 우익 매체들 그렇게 하는 것들은 당연하다고 보고요. 그런데 문제는 일본 쪽에서는 오히려 한국이 일본 쪽한테 양보를 했기 때문에 한국 안에서의 어떤 시민사회라든가 야당이라든가 이런 반발이 커져서 지금 제시한 안이 오히려 무력화되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는 분위기도 상당히 강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한국에서 너무 양보했기 때문에 한국의 어떤 반발로 제시한 안이 실행되지 못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어떤 걱정이 오히려 일본 안에서 있는 것 아닌가.

☏ 진행자 > 한국 안에서 뒤집힐 수도 있다, 오히려 그걸 걱정하고 있다.

☏ 오태규 > 그렇죠. 오히려 그런 걸 걱정하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그러면 우리 쪽이 원하는 대로 독도도 그러면 한국땅이다, 아니면 강제 연행이 있었다 이런 식의 얘기를 절대 하지 않죠. 그런 얘기는 할 수가 없죠.

☏ 진행자 > 그러면 보시기에 지금 한일 정상회담은 끝났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고 되돌리기 쉽지 않고 그런데 일본의 역사 왜곡은 계속되고 있고 뭘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나 우리 정부는 뭘 할 수 있는 겁니까. 이 상황에서.

☏ 오태규 > 글쎄요. 아까 제가 얘기했지만 일본은 개가 짖어도 계속 마차는 달린다 이런 자세로 나갈 거고요. 더군다나 우리가 외부에서 가진 어떤 브레이크가 일본의 잘못된 역사 인식 왜곡된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과 항의 이런 것들이 하나의 브레이크가 될 수 있는데 이런 브레이크를 이번 어떤 정상회담이나 3.6 해법을 통해서 사실상 우리는 더 이상 브레이크를 잡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의미가 있지 않습니까.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뭘 항의해도 아마 계속 달려 나갈 것이고 우리가 사실상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로서 할 수 있는, 특히 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상당히 제한돼 있다 약화됐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결국은 정부의 대응력은 스스로 지금 좁혀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그러면 결국은 우리의 시민사회 쪽에서 어떻게 목소리를 더 높이느냐 이거밖에 남은 게 없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정리하자면.

☏ 오태규 > 그것이 지금은 남은 것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이렇게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 오태규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오태규 전 오사카 총영사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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