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커피도 이제 '아재 음료'…'쉰다는 느낌' 받고 싶어 마셔요

권애리 기자 2023. 3. 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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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9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 많이 마시고 좋아한다는 거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진짜 의외네요.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시는 연령대가 청년층이 아니에요?

<기자>

젊은 층, 특히 젊은 여성층이 커피를 가장 즐겨 마신다는 선입견이 좀 있는데요. 실제는 약간 달랐습니다.

40~50대가 20~30대보다 훨씬 더 커피를 많이 마시더라는 겁니다.

지난해 5월까지 3년 넘는 기간 동안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성인 남녀들의 커피 소비 경향 추적해 봤더니 전체 커피 소비에서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35%, 그다음이 40대였습니다.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40~50대의 비중이 두 배 정도 더 컸습니다.

맛을 따져서 까다롭게 마시기보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는 사람이 40~50대에 더 많은 것도 이런 결과에 한몫하는 걸로 보입니다.

지금 뉴스 보고 계신 분들, 이미 오늘의 첫 잔 타신 분이나 텀블러를 손에 들고 출근 중인 분들 꽤 될 겁니다.

하루 한 잔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적어도 하루 2~3잔, 여성이 커피를 더 많이 마신다는 선입견은 사실과 같았지만, 남녀 비중 차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다른 음료에 비해서 일상 속에서 커피를 찾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요. 바쁘게 생활하다 보면 자꾸만 커피에 손이 가는 한국인들의 그려지죠. 

커피 한 잔의 '휴식'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진짜 휴식은 커피를 앞에 놓고 여유롭게 대화도 나누면서 쉬는 거겠지만, 하루 두세 잔을 그렇게 마시지는 못합니다.

그냥 일하면서 공부하면서 피곤도 달래고 졸음도 쫓고 마시는 행위 그 자체로 바쁜 일상 속에 휴식이라는 느낌을 녹여 넣는 그런 하루가 그려지는 답변들입니다.

<앵커>

느낌을 녹여 넣는, 이 표현 참 공감이 되네요. 많은 분들도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시는 커피 종류가 좀 달라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집에서나 사무실에서나 커피 뭘로 드세요?

<앵커>

저는 주로 원두 이렇게 가는 거 있잖아요. 그렇게 내려 먹는 그런 것 많이 먹는 것 같습니다.

<기자>

앵커도 원두 주로 드시죠. 그런데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리 커피 전문점이나 원두커피가 비중을 늘려 간다 한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거는 스틱 커피, 커피 믹스였는데요.

이것도 옛말입니다. 커피전문점을 찾거나 테이크아웃을 하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 됐을 뿐만 아니라요.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인스턴트커피, 스틱커피에 물을 부어 마시는 것만큼 커피머신을 같이 이용하는 게 보편화되기 시작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탕비실에 커피믹스 기본으로 채워 놓지만 원두커피머신도 갖다 놓은 회사 이제 꽤 많죠.

커피머신 정도로는 엄청난 사내 복지라고 말할 수는 없을 만큼 흔해졌습니다.

실제 국내 커피 시장에서 팔리는 커피 종류를 보면 이런 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지금 보시게 될 표에서 볶은 커피란 원두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스턴트커피와 조제 커피 합쳐서 커피 믹스고요. 액상커피는 캔커피류와 병입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보시면 커피믹스류 소비는 꾸준히 줄어들고, 원두 소비는 1년 전하고만 비교해도 무려 50%가 늘면서 이제 커피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게 원두가 됐습니다.

이게 액수가 기준이라서 원두 갈아 마시는 게 비싸니까 액수를 기준으로 보면 원두가 좀 더 많이 소비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가 있단 건 감안해야 하지만요.

그래도 흐름으로 봤을 때 원두커피 마시는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를 제외하고 커피 가공품 제품끼리 비중만 비교한 표인데도 이렇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맛보다 습관이라지만 자꾸만 마시고 있으니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그럴싸한 맛을 추구하게 된다는 겁니다.

<앵커>

그리고 이른바 대안 커피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꾸 마실수록 카페인이 부담스러우니까요. 일단 디카페인 커피 빠르게 늘고 있고요.

유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비건 커피, 그리고 지금 세계적으로 생산량 확보에 차질이 빚어진 원두 대신 검정보리 같은 대체품으로 커피맛을 흉내 낸 커피 같은 것들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커피를 자세히 알아보게 되는 게 워낙 압도적으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음료다 보니까, 커피 그 자체로 문화이고 한국인들의 생활습관 변화를 담게 됩니다.

지금까지도 급성장했는데,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보여줄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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