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데믹과 경기침체…한국 경제가 기댈 곳은 어디?[딥다이브]

한애란 기자 2023. 3. 2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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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고, 크레디트스위스가 UBS로 인수되더니, 도이체방크 위기설까지. 전 세계 금융시장이 뒤숭숭합니다. ‘뱅크’와 ‘팬데믹’을 합친 ‘뱅크데믹’이라는 말까지 나오더군요. SVB사태 이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는데요.

안 그래도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로 쉽지 않은 시절을 견뎌야 하는 한국 경제엔 걱정거리가 더 늘었습니다. 미국은 경기침체에 빠질까요? 그럼 한국은 어떨까요. 미 연준은 언제까지 금리를 올리고, 언제쯤에나 내릴까요? 한국은행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거시경제 관련 질문에 답해주실 분을 만났습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과 27일 오후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경기침체가 온다는데. 한국 경제에 볕들 날은 언제쯤? 게티이미지
*이 기사는 28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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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더 올릴 여지 있다

-먼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여쭐게요. 지난주 FOMC에서 연준이 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을 했습니다. 이건 예상했던 수준이지요?

“저희(LG경영연구원)는 지난해부터 줄곧 ‘2023년 상반기까진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이후 미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빠르면 2023년 4분기쯤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말씀드렸는데요. 지금도 이러한 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금리 인상은 예상했던 정도였습니다.”

조영무 연구위원은 LG경영연구원에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분석을 총괄한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통화정책이나 경제 전망 관련해 말해줄 사람이 필요할 때 가장 많이 연락하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이훈구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이 아직 연준 목표치(2%)보다 많이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이 현재 5%인 기준금리를 조금은 더 높일 걸로 보시나요?

아직 (더 올릴)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최근 미국에서 은행들이 파산하면서 매우 빠르게 금융시장의 기대가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르면 하반기가 되자마자(7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거란 기대가 확산된 것도 알고 있고요. 하지만 연준의 물가관리 목표가 2% 수준인데 물가상승률이 크게 상회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빠르게 떨어질 걸로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를 신경 쓸 겁니다.

저희는 미국 경제가 올해 침체에 빠지더라도 그 강도가 마일드하고, 기간도 짧을 걸로 봅니다. 따라서 생각만큼 연준이 그렇게 빨리 금리 인하로 돌아서긴 쉽지 않을 니다. 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렇게 큰 폭으로 낮추긴 쉽지 않을 거란 예상입니다.”

미국 경기침체 빠지겠지만…

지난주 FOMC 직후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말했던 파월 연준 의장. AP 뉴시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행의 위기가 미국 경기침체의 강도를 더 키울 거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큰 틀에서는 강한 강도의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예상하진 않습니다. 왜 그렇게 보느냐면, 우선 미국 가계가 돈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정부가 굉장히 많은 보조금, 자녀 수에 따라서는 1000만원 넘는 금액까지 지급했거든요. 미국 가계가 보유한 현금 규모가 코로나 이전엔 1조 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연말엔 5조 달러 가까이로 올라왔습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어려워져도 가계가 저축을 까먹으면서 버티겠죠. 따라서 소비가 그렇게 급락할 걸로 보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고용입니다. 여전히 미국 고용시장은 뜨겁습니다. 실업률은 3% 중반으로 거의 역사적 저점에 가깝고요.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한 기업과 소상공인이 아직 많습니다. 웬만큼 경제가 나빠져도 일자리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질문하신 미국 금융 상황과 관련이 되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저도 좀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과거 금융위기(2008년)와 비교하면 미국 금융시스템이 견조해보였거든요. 미 연준이 대형 은행에 대해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데요. 지난해 6월 대형 은행 33개를 대상으로 테스트했는데 미국 실업률이 10%까지 급등하고 주가가 반 이상 급락해도 버틴다고 결론이 나왔어요. 저도 그 결과를 믿었는데요.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터진 뒤, 어떻게 된 건지 다시 들여다 보니까 실리콘밸리은행은 감독대상에서 빠져있던 겁니다. 구멍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저도 금융시스템 건전성엔 우려할 상황이 생겼고 균열이 생겼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당초 봤던 것에 비해 경기 침체 강도가 조금 더 강해지고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질 가능성은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드랜딩(hard landing)이나 과거 금융위기 같은 장기적인 경기침체(2년 정도)를 예상하진 않습니다.”

한국 경제, 기댈 게 없다

LG경영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에 그쳤다. 상반기(1.6%)보다 하반기(1.3%)가 더 좋지 않은 ‘상고하저’로 내다봤다. 이훈구 기자
-한국 경제를 여쭤보겠습니다. 위원님은 올해 성장률을 1.4%로, 썩 좋지 않게 전망하셨죠. 지금 나오는 숫자를 보면 무역적자 규모가 올해 들어 3월 20일까지 241억 달러로 엄청나더라고요. 반도체 시황도 여전히 너무 안 좋고요. 여러 모로 걱정이 되는데요.

“저희 성장률 전망치(1.4%)가 지난해 발표 당시 연구기관 중 가장 낮았는데요. 기본적인 골자는 수출 부진이 올해도 지속될 거고요. 지난해는 코로나 방역 완화로 민간 소비가 회복되는 조짐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둔화될 걸로 봤습니다. 또 국제 금융시장 상황이나 세계경제 침체 리스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기업 설비투자가 늘기 어렵고요.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있다보니 주택건설 투자도 쉽지가 않고요. 정부의 재정건전성 강화기조 때문에 과거처럼 SOC 투자가 많이 늘 것 같지도 않습니다.

한국 경제 성장률을 높여줄 만한 부분이 뚜렷이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을 많이 질문하시는데요. 많은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좀 높게 봤던 게 ‘반도체 경기가 회복 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전망을 위해 자문을 구했던 전문가 분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빨리 회복되길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1.4%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찾으려는 분들은 중국 경제 얘기를 하시는데요. 1, 2월 중국 경제가 조금은 반등 조짐이 나타났거든요. 한국 수출이 중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 하반기가 되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기도 하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희는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포기와 과감한 리오프닝 정책으로의 전환은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중국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이죠. 그리고 글로벌 경기측면에서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죠. 모든 게 양면성이 있으니까요. 중국이 이렇게 하면 세계 경제 성장률은 다소 높아지겠지만 글로벌 인플레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죠. 중국의 에너지, 광물, 식량 수입이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럼 미국이나 유로존 중앙은행이 이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고요. 어쩌면 통화 긴축 시간을 좀 길게 가져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 것이냐. 그 단초를 지난해 제로 코로나 상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전후로 우리의 대중국 수출이 많이 위축됐고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냈는데요. 만약 이것이 중국 내부적 요인(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이었다면 중국이 한국뿐 아니라 대만,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도 줄어야 맞겠죠. 그런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많이 줄었는데 대만은 그만큼 안 줄었고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도리어 늘었거든요.

그럼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난해 중국에 수출을 많이 못한 게 정말 중국 내부 요인 때문인가, 아니면 우리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걱정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가. 저는 후자 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것이 구조적 문제점이라면 설령 리오프닝으로 중국의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더라도, 우리로부터 과거처럼 많은 중간재나 자본을 중국이 수입해나갈 거라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예상되는 리오프닝 양상도 알아둬야 합니다. 중국 경제활동은 2분기에 큰 폭으로 활성화될 겁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하반기엔 강도가 약화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중국 가계는 미국처럼 저축을 많이 늘리지 못했습니다. 중국 가계의 저축은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코로나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니까 불안해서 자발적으로 늘린 저축이거든요. 이제 돌아다녀도 된다라고 해도 여전히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는 중국 가계가 저축을 막 써버리진 않을 겁니다.

또 리오프닝으로 경제가 활성화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출보다는 내수, 그 중에서도 재화보다는 서비스 중심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중국 서비스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우리가 수출을 많이 늘릴 만한 품목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물론 중국 관광객이 우리나라에 많이 유입된다면 그 효과를 기대할 만하지만, 항공편 정상화엔 시간이 걸리죠. 이러한 요인 때문에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중국이 리오프닝을 한다고 해서 우리 경제성장률이 많이 높아지는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241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연간 적자규모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게티이미지


외국인 자금 유출 걱정할 이유

-한국은행 통화정책에 대해 질문드릴게요.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진 지 오래됐고, 이미 그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인데요.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꽤 큽니다. 동시에 그렇다고 해도 무역적자가 이렇게 벌어지고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데 한은이 금리를 올리진 못할 거란 전망이 함께 나오고요. 위원님은 어떻게 전망하세요?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하면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1.5%포인트까지 확대됐는데요. 지난해 금리 역전이 시작될 때도 이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그 때는 ‘금리가 역전돼도 당장 큰일 생기는 거 아닙니다’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과거 사례를 봐도 한미 정책금리 역전 초기엔 걱정하듯이 그렇게 돈이 바로 빠져나가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돈이 들어왔던 적도 많았고요. 그럼 어떤 때 돈이 실제로 빠져나가느냐. 한미 정책금리 역전이 장기화되고 역전 폭이 더 커지면 빠져나갔죠. 그래서 작년엔 ‘소폭의 금리 역전보다 환율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는데요.

지금은 정반대로 말씀 드려야 되겠습니다.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된 지 시간이 꽤 지났고요. 지금은 1.5%포인트까지 확대됐고, 어쩌면 미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은행은 금리를 올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고 어쩌면 더 못 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앞으로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요. 미 연준이 금리인하로 돌아서기까지 6개월 또는 그 이상 기간 동안 그 역전 폭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질 거란 기대가 형성된다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부분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과거에도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의 후반기에는 항상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됐었고, 말기에 가면 우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갔던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 이부분을 더 유의해야 합니다.

저희는 한국은행이 점점 더 금리를 올리기 어려워질 거라고 보는데요.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무게중심이 올해 들어오면서 이미 물가에서 경기에 대한 우려로 옮겨왔습니다. 지난 2월에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한은이 금리를 올릴 수 있었던 마지막 시기가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고요. 이제 금리 인상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그 때문에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은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금리 충격파 끝나지 않았다

고금리 충격으로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앞으로 뭐가 또 터질지 모르니 주의! 게티이미지
-금융시장 얘기를 좀 해볼까요. 사실 연준이 이렇게까지 금리를 가파르게 올릴지 몇달 전만 해도 몰랐고요, SVB 파산도 정말 아무도 몰랐습니다. 놀라운 뉴스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어서 주식이든 채권이든 뭔가에 투자하신 분들이 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 분들에게 어떤 걸 주의하라는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금융시장은 당분간은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예전에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가령 이런 거죠. 예금보호 한도를 넘는 예금까지 다 보호해준다거나,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우처럼 주주가 아닌 채권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자산(AT1채권)이 다 상각돼버리는 상황이요. 이러한 일들이 또 생길 수 있고, 생기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 이렇게 질문하시겠죠. 왜 이런 일이 또 생길 걸로 보느냐. 어떻게 보면 최근 경험한 일들은 각각 특수한 개별 사안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뱅크, 크레디트스위스가 각각 다른 이유로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왜 실리콘밸리은행에 돈을 맡긴 스타트업이 예전처럼 예금을 맡기지 못하고 돈을 빼내갔을까, 시그니처뱅크는 왜 가상화폐 시장에서 문제가 생겼을까, 크레디트스위스는 왜 과거엔 넘어갈 수 있었던 일이 이번엔 이렇게 커졌을까. 그 근본 원인을 따라가면 결국은 잡히지 않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이에 당황한 듯 대응하는 중앙은행이 나옵니다. 중앙은행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먼저 스타트업 상황이 먼저 안 좋아졌고 가상화폐 가격이 빠지고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진 것이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통화긴축의 충격과 부담감이 누적돼 있던 것이 지금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고요. 약한 부위에서 균열이 생긴 것이 지금 표현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다음번 약한 균열이 어디가 될 것이냐를 지금 단언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그러한 균열이 어디서 나타나더라도 그게 전혀 이상한 상황이 아닙니다. 특히 중요한 게 아직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보기 어렵고요. 이렇게 높아진 고금리가 낮아지는 데 시간이 걸릴 겁니다.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고금리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 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상황은 아직 시작일 수 있고요. 고금리의 충격과 부담이 어쩌면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을 수 있다는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경제에 관심이 많으신 딥다이브 구독자들분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통화정책의 전환 시기는 우리보다 미국이 빠를 겁니다. 그 얘기는 한국은행 금리인하가 생각보다 늦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저희는 올해 안에 금리인하로 전환되기 쉽지 않을 거라 봅니다. 왜냐하면 한미 금리역전 폭이 확대된 데 대한 우려가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낮추지 않았는데 우리가 먼저 낮추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미국의 추세적인 금리 인하가 확인된 이후, 즉 내년 이후에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플레 압력이 생각보다 오래 가는 상황이 될 텐데요. 결과적으로 정부의 재정정책이 아주 중요합니다. 정부가 필요한 시기에 적극적으로 돈을 잘 쓰는 것에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By.딥다이브

지난해 내내 금융시장을 짓눌러온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문제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은행권의 위기가 터지더니 일파만파입니다. 갈수록 헤쳐나가기가 만만찮은 상황이 펼쳐지는데요. 인터뷰 주요 내용을 요약해 드리자면

-미국 연준은 아직 금리를 더 올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미국이 마일드한 경기침체에 빠질 거기 때문에 이르면 연말쯤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으로 미국 금융시스템에 균열이 있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경기침체의 골을 조금 더 깊게 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하드랜딩(경착륙)’은 없을 겁니다.

-한국 경제는 성장률을 끌어올릴 부분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 리오프닝의 반사이익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이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의 우려도 커집니다.

-고금리 충격으로 약한 부분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음번 균열은 어디일지 알 수 없습니다.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일이 터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이 기사는 27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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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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