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해 우리가 할 것?”… 기후위기 대응 정책 세운 ‘감탄소년단’[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박정경 기자 2023. 3. 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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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은 아동·청소년들에게 학습 결손, 정서적 결핍 등 다양한 숙제를 남겼지만, 뜻밖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위치한 당감종합사회복지관은 재난적 상황 속에서 아동에게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부산진구 내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 있고, 탄소 감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초등학생 8명을 모아, BTS(방탄소년단)에 버금가게 멋진 감탄소년단을 조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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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부산 당감종합사회복지관 ‘감탄소년단’
초등생 8명 모아 환경교육·실천
식물 키우기·에너지 절약하기 등
일상 속에서 탄소감축 미션 수행
분리수거 배출함 표기법 통일 등
해외자료 분석해 직접 세운 정책
구의회 찾아가 발표·제안하기도
‘감탄소년단’에서 활동한 아동들이 지난해 11월 부산진구의회에 방문해 준비해간 정책 제안서를 발표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감탄소년단 활동을 통해 정확한 분리배출 방법을 배웠어요. 이제 물건을 살 때도 포장지가 많이 없는 물건을 사려고 해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위험성을 더 정확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감탄소년단 정선우 당감초 5학년 학생) “감탄소년단 활동을 통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모두 함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한 명보다는 두 명, 학교 친구, 마을 사람들, 물건을 파는 가게와 사는 사람 모두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감탄소년단 박연주 당평초 6학년 학생)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팬데믹은 아동·청소년들에게 학습 결손, 정서적 결핍 등 다양한 숙제를 남겼지만, 뜻밖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 그동안 소홀하게 생각했던 환경문제를 돌아보게 됐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이 인간의 생태계 파괴와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고, 인간이 오염시킨 환경이 인간에게 위협으로 되돌아오는 경험은 전 지구적 환경문제를 주목하게 만들었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에 위치한 당감종합사회복지관은 재난적 상황 속에서 아동에게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기후 위기 문제를 인식하고 보다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지속적인 환경 교육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에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지역사회 탄소 감소 활동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프로젝트 ‘감탄소년단’ 활동을 진행했다. 부산진구 내 기후 위기 문제에 관심 있고, 탄소 감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초등학생 8명을 모아, BTS(방탄소년단)에 버금가게 멋진 감탄소년단을 조직한 것이다.

복지관은 기후 위기를 주제로 환경 교육부터 시작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아동옹호센터 내 기후교육 전문가를 연계해 탄소 배출 거래권, 탄소 중립 등 초등학생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개념들을 설명해 나갔다.

이들은 ‘탄소발자국 줄이기’ 미션 등 탄소 감축을 위한 실천에도 직접 나섰다. 스마트폰 앱 ‘지구공’을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미션 수행 및 내용을 기록해 나갔다. 아동들은 밥 남기지 않기, 식물 키우기, 에너지 절약 실천하기 등을 차근차근해 나갔다.

부산 부산진구 당감종합사회복지관의 기후 위기 대응 프로젝트 ‘감탄소년단’에서 활동한 8명의 아동들이 지난해 11월 부산진구의회에 방문해 정책 제안을 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아동들은 교육과 일상의 실천을 바탕으로 정책 제안에도 나섰다. 우선 과자, 김, 요구르트 생산 기업에 편지를 보내 제품 생산에 불필요한 포장을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부산진구의회에도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 정선우·이우주·전유민·박연주·방수현 아동은 ‘분리수거장 분리배출함의 표기 방식을 통일해줄 것’을 제안했다. 분리수거장마다 분리배출함의 재활용 품목 표기법과 색이 모두 다르고, 분리배출 규칙이 달라 처음 가는 곳은 분리수거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해외 사례도 분석해 체코의 분리배출 컨테이너는 픽토그램(알아보기 쉬운 아이콘)과 글자로 표기해 정확한 분리를 돕고 있다고 예로 들기도 했다. 지역 분리배출함의 표기 방식을 통일해, 관련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이예경·이예림·김서진 아동은 ‘자원 회수 로봇 설치’를 제안했다. 보통 분리배출장에 투명하지 않은 페트병과 라벨도 떼지 않은 페트병이 섞여 있는 점을 지적, 자원 회수 로봇에 깨끗하게 세척된 투명 페트병과 빈 캔을 넣을 경우 포인트를 쌓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감탄소년단이 수립한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을 의회에 직접 전달하고 발표하면서 아동들이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험을 가졌고, 정책을 직접 고민하면서 시야를 확장시켜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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