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지쳐 무작정 올라탄 시내버스… 기사님 호의 덕에 방황 끝냈죠[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3. 3. 2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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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몇 년 전 기사님의 넓으신 마음 덕분에 버스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었던 소녀입니다.

하지만 기사님께서는 저에게 괜찮다고, 어린 마음에 그럴 수 있다고.

그날, 기사님의 친절한 마음 덕분에 저는 마음의 여유를 얻었습니다.

그날, 이름도 모르는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주신 90번 버스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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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강원교육감상 김주원 학생

To. 90번 버스 기사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몇 년 전 기사님의 넓으신 마음 덕분에 버스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었던 소녀입니다. 그 당시 저는 심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지쳐 있어 무작정 멀리 떠나기 위해서 버스 요금을 내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원주 시내를 한 바퀴 돌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악착같이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 어린 나이에도 여러 가지로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기 위해 학교에 가고, 학교가 끝나면 또다시 새로운 공부를 하러 학원에 가야 하는 우리나라 평범한 중학생의 일상은 그들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사회가 저를 ‘미성년자’라는 틀에 가두고 있는 것은 결코 불합리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그들과 다르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학교가 있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집이 있으며, 웃는 표정으로 반겨주시는 부모님이 저를 기다리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은 저는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의 품에 안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버스가 차고지를 출발하여 나가려 할 때에 맞춰 저는 버스 요금을 내려 했는데, 저에게 남은 돈이 고작 300원뿐이라는 사실을 순간 깨달았습니다.

기사님께서는 저에게 어린 학생이 이곳에 있는 이유를 물으셨고, 저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쭉 설명하며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기사님께서는 저에게 괜찮다고, 어린 마음에 그럴 수 있다고. 버스 요금은 당신께서 대신 내실 테니 저는 아무 걱정 없이 집에만 잘 들어가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날, 기사님의 친절한 마음 덕분에 저는 마음의 여유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사님을 생각하며 편지를 적습니다. 그날, 이름도 모르는 저에게 호의를 베풀어주신 90번 버스 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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