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수출길의 복병, 위조상품

여론독자부 2023. 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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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고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등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위조 상품이 기업 이미지만 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일자리 등 국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정부도 수출 증가를 위해 'K브랜드 위조 상품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직접적인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위조 상품이라는 복병이 우리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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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특허청장
[서울경제]

수출이 6개월째 감소하고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을 넘어서는 등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동차·2차전지 등이 수출 호조를 보이고 방위산업·바이오·콘텐츠·농식품 등의 분야가 새로 수출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잠재력이 실제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지난달 ‘범정부 수출 확대 전략’을 발표하는 등 올해 수출을 증가세로 돌려세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조 상품, 소위 짝퉁은 이런 노력을 좀먹는 골칫거리다. 우리나라 수출품에 대한 해외 짝퉁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선 시대 대표 수출품이던 고려 인삼도 위조 상품으로 몸살을 앓았다. 청나라 학자 옹방강이 추사 김정희에게 보낸 편지에도 “보내준 고려 인삼에 매우 감사하며 수도(베이징)에는 가짜가 많으니 다음에는 수십 뿌리를 보내달라”는 구절이 있었다고 한다. 구한말 미국에서도 고려 인삼이 인기를 끌자 짝퉁 고려 인삼이 등장했다고 한다.

오늘날 K컬처·K뷰티 등 전 세계에 불어닥친 한류 열풍에 한국 브랜드, 즉 K브랜드의 인기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높아졌다. 그러자 이에 무임승차하려는 위조 상품이 해외에서 기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피해 업종이 종전 전자제품·자동차용품·화장품 등의 분야에서 의약품·농식품·캐릭터상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피해 지역도 중국?동남아뿐만 아니라 중동·유럽·북미·중남미 등으로 번지고 있다. 일례로 화장품 기업 A 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에서 짝퉁 피해를 봤고 난로 제조 기업 B 사는 칠레에서 상표권 무단 선점과 모방 제품 범람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지난해 발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위조 상품 유통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수출 피해는 연간 22조 원으로 추산된다.

위조 상품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에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 상품 무역 규모가 2000년 1099억 달러에서 2019년 4640억 달러로 약 4.2배 증가했다. 이는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4123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위조 상품이 국가 경제를 갉아먹고 질 좋은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역설한 바 있다. 위조 상품이 유통되면 정품 제조 기업의 수출 등 매출이 하락하고, 매출 하락은 경영난을 일으켜 결국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위조 상품이 기업 이미지만 나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출·일자리 등 국가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복병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영국·일본·유럽연합(EU) 등도 위조 상품 방지 대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정부도 수출 증가를 위해 ‘K브랜드 위조 상품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리 기업들이 위조 상품을 예방할 수 있도록 위조 상품 위험 경보 서비스를 올해부터 매년 제공한다. 온라인 위조 상품 모니터링도 100여 개국, 1600개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폭 확대한다. 식품?패션?화장품 등 위조 빈발 업종에 대해서는 실태 조사, 행정 단속, 민사소송 등의 패키지 지원도 강화한다.

직접적인 수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위조 상품이라는 복병이 우리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앞으로 K브랜드가 짝퉁 걱정 없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 수출 회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여론독자부 opinion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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