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지킨 ‘왕년 홈런왕’ 보이트, MIL서 반등 드라마도 쓸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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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보이트가 다시 빅리거가 됐다. 이번에는 밀워키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3월 28일(한국시간) 빅리그 로스터에 새 선수를 추가했다. 바로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던 1루수 루크 보이트였다. 밀워키는 보이트와 1+1년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보이트는 밀워키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다.

보이트는 좋은 봄을 보냈다. 시범경기 15경기에 출전해 .300/.349/.500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지만 준수했다. 옵트아웃 데드라인까지 보이트를 초청선수 신분으로 둔 밀워키는 보이드가 옵트아웃을 선언하자마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그를 지켰다. 보이트는 이제 통산 5번째 빅리그 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7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2017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6년을 뛴 보이트는 통산 486경기에서 .254/.342/.476 95홈런 272타점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것은 커리어 절반인 3시즌. 통산 성적을 162경기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32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데뷔 7년차 주전급 선수치고는 소화한 경기 수가 적다.

1991년생 우투우타 1루수 보이트는 2013년 대학 신인으로 신인드래프트 22라운드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지명된 주목받지 못하는 하위 라운더였다. 미주리주 출신 보이트는 2009년 고교 신인으로 참가한 드래프트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에 32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했고 2012년 다시 참가한 드래프트에서는 부상으로 지명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3번째 참가한 드래프트에서 세인트루이스에 2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학생 시절 포수였던 보이트는 '고향 팀'이 아니면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는 위치의 선수였다. 대학 리그에서도 어느 하나 특출나게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위권 유망주였던 보이트는 프로 입문 후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갔고 싱글A를 통과하는데만 3년이 걸렸다.

하지만 2016년 더블A에서 기량이 급성장했고 2017년 트리플A에서 파괴력을 선보이며 빅리그 데뷔까지 이뤘다. 2018년에는 트리플A와 빅리그를 오갔지만 1루수가 급하게 필요해진 뉴욕 양키스가 그를 눈여겨봤고 트레이드로 양키스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보이트는 양키스 이적 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018시즌 39경기에서 .333/.405/.689 14홈런 33타점을 기록하며 굉장한 장타력을 선보였고 2019년 118경기에서 .263/.378/.464 21홈런 62타점을 기록해 무난히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2020년 단축시즌 56경기에서 .277/.338/.610 22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홈런왕에 올랐고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하지만 2021시즌 부상을 겪으며 주춤했고 양키스는 2022시즌을 앞두고 그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로 트레이드했다. 샌디에이고에서 부진한 보이트는 지난 여름 샌디에이고가 후안 소토를 영입할 때 '패키지'에 포함돼 워싱턴 내셔널스로 향했고 워싱턴에서 더욱 부진한 끝에 시즌 종료 후 논텐더 방출됐다.

장타력을 가진 우타자가 필요했던 밀워키는 보이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밀워키는 장타력은 있지만 수비력이 아쉽고 좌완에 매우 약한 주전 1루수 좌타자 로우디 텔레즈의 뒤를 받쳐줄 1루수가 필요했다. 팀 최고 유망주 출신 케스턴 히우라가 계속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왕년 홈런왕'은 군침이 돌만한 자원이었다.

다만 보이트는 성공이 보장된 선수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커리어조차 애매한 선수다. 최근 2년 동안 타율 0.230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단축시즌 홈런왕에 오른 장타력은 162경기 풀시즌에서는 시즌 길이에 비례해 발현되지 않았다. 2020년 쏘아올린 22홈런은 여전히 보이트의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대신 삼진을 시즌 길이 이상으로 증가해 지난해 무려 179개에 달했고 수비력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30대에 접어들며 패스트볼 대응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소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패스트볼을 상대로 4할 이상의 기대가중출루율(xwOBA)을 보이던 보이트는 30세 시즌이던 2021시즌부터 기록이 하락했다. 2018년 0.495, 2020년 0.467이던 패스트볼 상대 xwOBA는 2021년 0.380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0.364까지 낮아졌다. 예전만큼 패스트볼을 좋은 타구로 연결하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제 막 32세가 된 보이트는 아직 노쇠화를 말하기에는 다소 이른 나이다.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강한 타구를 날리고 있고 타구속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밀워키의 홈구장인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는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친화 구장 중 하나다. 투수 친화적 환경인 서부지구에서 아쉬웠던 타격 성적이 중부지구에서 반등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홈런왕에 오른지 2시즌만에 논텐더 방출과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수모를 겪었지만 당당히 빅리그 재진입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킨 보이트가 과연 밀워키에서 반등 드라마까지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루크 보이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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