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아이들 볼모… 새학기부터 멈추는 급식

한수진 기자 2023. 3. 29. 05:01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비노조, 임금 교섭·환경 개선 불발… 31일 총파업 예고
돌봄교실도 차질… 학부모 “연례 행사처럼 파업” 분통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자료사진. 경기일보DB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가 임금교섭 불발 등을 이유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연대회의에는 급식노동자와 돌봄교실 종사자 등이 포함된 학교비정규직노조도 속해 있어 이들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새학기부터 급식과 돌봄교실 등에서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8일 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등에 따르면 연대회의는 임금교섭 불발과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에 대한 불만 등으로 오는 3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이 새학기부터 총파업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도내 학부모들은 그간 참아왔던 울분을 토하고 있다.

수원에서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최미선씨(가명·43·여)는 “약자들도 최소한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몇 번은 참고 넘겼지만,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하는 것 같다”며 “이들의 싸움에 왜 내 아이가 희생돼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주의 한 초등학생 학부모 김경란씨(가명·38·여)도 “지난해에도 아이가 빵으로 대체 급식을 했었다”면서 “학원까지 마치고 나서야 집에 귀가하는데 점심을 부실하게 먹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 맞벌이 부부여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학비노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학생들을 당장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임금도 문제지만, 급식실에선 노동 강도를 버티지 못하고 집단 사퇴를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급식실 여건 개선 등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과거의 위탁 급식이나 부실 급식 등 더 악화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25일 연대회의의 파업으로 도내에서 급식을 하는 2천708개교 중 849개교(31%)가 우유나 빵 등을 이용한 대체 급식을 했고, 19개교(1%)는 아예 급식을 하지 않았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이번 총파업 규모가 지난해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