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대학 정책 성공을 위한 제언

이종승 기자 2023. 3. 2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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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대학 정책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다.

대학과 교육이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는 인식에 따라 계획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지역 균형발전은 주요 국정과제였지만, 교육과 대학을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운 건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다.

만약 이 예산들이 지방정부 수장들의 선거용 인기 영합 정책에 쓰인다면 지역 균형발전과 대학 발전을 바라는 정부와 대학의 염원을 차버리는 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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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기자
윤석열 정부의 대학 정책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고 있다. 대학과 교육이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이라는 인식에 따라 계획된 정책이 제대로 실행될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지역 균형발전은 주요 국정과제였지만, 교육과 대학을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운 건 윤석열 정부가 처음이다.

정부의 의지는 이달 초 발표한 7개 지역의 라이즈 사업(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 체계) 선정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동안 대학 육성은 교육부의 평가와 지원을 통해 이뤄졌는데 라이즈 사업이 실시됨으로써 지방정부 주도의 대학 육성이 가능해졌다. 정부가 국립대 사무국장을 지낸 교육부 고위 공무원들을 광역 지자체에 지역협력관으로 파견해 지방정부의 대학 육성에 조언하게 한 것도 지자체의 대학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는 현 정부의 정책에 동의하면서 4년 정도 남은 시간에 효과를 낼 수 있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 지방대학 육성을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했음에도 성과가 나지 않으면 지역 주도의 대학 육성의 기회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다.

첫째 국가거점국립대 중심 대학 육성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9개의 국가거점국립대는 광역 지자체에서 가장 큰 고등교육 기관이자 지역 발전의 보루다. 이 대학들이 흔들리면 지방은 걷잡을 수 없이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거점국립대는 연구 중심 대학 전환을 통해 지역발전의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 라이즈 사업에서도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이 더 강조돼야 한다. 지방정부에서도 국가거점국립대 중심의 대학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중앙정부의 의지가 더해지면 효과는 더 빨리 나올 수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사상 처음으로 국립대를 위해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 예산에 1조7200억 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라이즈 및 글로컬 대학 육성에 국가거점국립대의 역할을 자주 언급하지 않아 지방정부가 국가거점국립대의 가치를 과소평가할 우려가 있다.

둘째 KAIST(한국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 등 6개의 과학 특성화 대학 육성도 고려돼야 한다. 이 대학의 일부 학과는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의 먹거리는 물론이고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연구 역량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있다. 과학 특성화 대학과 국가거점국립대, 국책 연구기관, 기업의 융합을 통해 대학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의 주춧돌이 돼야 한다. 일례로 UNIST는 2022년 펴낸 ‘유니스트 경제적 효과’에서 UNIST의 2020년 경제적 영향이 1조6815억 원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융합하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반경 30km 내에 GIST(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 KENTECH(한국에너지공대) 등 연구 중심대학 3개가 모여 있는 광주·나주 사례의 창조적 이용이 필요하다. 위 대학들은 각각 AI(GIST), 바이오·헬스 및 AI(전남대), 미래 에너지(KENTECH)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대학과 기업, 국책연구소가 협업하면 대학 주도 지역 균형발전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셋째 지방정부의 교육과 대학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지금까지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기업 유치에만 공을 들였지, 대학이 중심인 콘텐츠를 통한 성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정부예산 수십 조원이 교육과 대학을 통해 지방정부에 지원되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의식과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만약 이 예산들이 지방정부 수장들의 선거용 인기 영합 정책에 쓰인다면 지역 균형발전과 대학 발전을 바라는 정부와 대학의 염원을 차버리는 게 될 것이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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