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들깨 어우러진 '청둥오리 전골'… 오리뼈 육수의 눅진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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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번에 광주 여행 가는데 현지인 맛집 추천 좀."
메뉴는 청둥오리 전골, 단 하나뿐이다.
이쯤 되면 비조리 상태의 청둥오리 전골이 테이블 위에 오른다.
내가 미나리 샤브샤브를 먹는 건지, 청둥오리 전골을 먹는 건지 헷갈릴 때쯤이면 고기가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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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번에 광주 여행 가는데 현지인 맛집 추천 좀….”
광주에 내려온 뒤 수백 번은 더 들었지만 아직도 고민되는 질문이다. 떡갈비? 육전? 상추튀김? 하, 뻔하고 뻔하다. 이런 뻔한 답은 미국 출신 챗GPT도 하겠다 싶어 고민을 계속하다 보면 떠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유진정’이다.
메뉴는 청둥오리 전골, 단 하나뿐이다. 사람 수에 따라 반 마리, 한 마리, 한 마리 반 중 양만 정하면 된다. 주문을 마쳤다면 소스를 만들 차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종지에 들깨가루와 초장을 1대 1.5 정도 비율로 덜어 섞으면 소스가 완성된다.
이쯤 되면 비조리 상태의 청둥오리 전골이 테이블 위에 오른다. 포인트는 소쿠리에 가득 담긴 미나리와 부추. 탕이 끓기 시작할 때 한 움큼 넣고 샤브샤브처럼 데쳐 먹으면 된다. 조금 전 만든 소스에 찍어 먹으면 향긋한 미나리 향과 새콤한 초장, 고소한 들깨의 맛이 입안에서 어우러진다. 내가 미나리 샤브샤브를 먹는 건지, 청둥오리 전골을 먹는 건지 헷갈릴 때쯤이면 고기가 익는다. 오리고기는 그때 야채와 함께 먹으면 된다.
부지런히 야채와 고기를 건져 먹다 보면 국물이 자작해진다. 이제 이모님을 찾아야 한다. 한국인의 디저트, 볶음밥 시간이다. 아, 볶음밥은 셀프다. 공깃밥을 주문한 뒤 직접 볶아야 한다. 공깃밥을 주문하면 어디선가 이모님이 카트를 끌고 등장해 그 자리에서 밥을 덜어준다. 밥을 볶을 거라고 말하면 남은 국물에 쑥 한 움큼도 넣어준다. 냄비 밥 숭늉은 덤이다.
오리뼈를 고아 만든 육수라 국물은 눅진하고, 오리고기는 모두 뼈가 발라져 있어 먹기 편하다. 빨간 국물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와 가도 메뉴 잘 골랐다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유진정’은 담양군 금성면과 화순군 도곡면, 광주광역시 금호동 등 3곳에 자리하고 있다. 모두 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곳에 들러 먹기를 추천한다. 봤어? 청둥오리 전골 하나로 내가 하늘이 됐어.
※‘기슐랭 가이드’ 참여하기
▲대상: 한국기자협회 소속 현직 기자.
▲내용: 본인이 추천하는 맛집에 대한 내용을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으로 기술.
▲접수: 이메일 taste@journalist.or.kr(기자 본인 소속·연락처, 소개할 음식 사진 1장 첨부)
▲채택된 분에겐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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