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공격축구 ‘기대’…허약한 수비에 ‘실망’
4개월 만에 우루과이와 리턴 매치, 세트피스에 실점 1 대 2로 패배
전반 ‘뻥축구’·후반 황인범 만회골…‘수비 안정화’ 우선 과제 확인
월드컵 16강을 한국 축구의 성지에서 자축하고 새 감독의 데뷔전 첫 승을 올리려는 계획이 어긋났다.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4개월 만에 치른 리턴 매치에서 세트피스로 2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한국(국제축구연맹 랭킹 25위)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16위)와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10분 코너킥에 이은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내준 뒤 후반 초반 동점골을 넣었지만 또다시 세트피스로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4개월 만에 이어진 재대결은 한국에 밀려 16강에 오르지 못한 우루과이의 복수전으로 끝났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1승2무7패로 절대 열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선취골을 허용한 장면부터 불안했다. 우루과이 스타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코너킥에 이은 장신(196㎝)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의 헤더가 골이 됐다. 한국 선수들은 우왕좌왕할 뿐 아무도 헤딩 경합을 하지 않았고 코아테스는 편안하게 공을 머리로 받아 넣었다.
전반 내내 한국은 우루과이 전진 압박에 밀려 ‘뻥축구’를 했다. 한국의 패스는 압박을 벗어나기에는 너무 밋밋했고 앞으로 때리는 롱킥은 빈번히 차단당했다. 우루과이가 자기 진영으로 내려간 뒤 한국 공격은 무뎠다. 가끔씩 나온 손흥민(토트넘), 이강인(마요르카)의 개인 돌파, 두세 차례 슈팅만 탄성을 자아낼 뿐이었다.
후반 6분 한국은 동점골을 넣었다. 문전 혼전 중 수비수 이기제(수원)가 골문 앞으로 보낸 절묘한 땅볼패스를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골로 연결했다. 이기제의 순간적인 빈 공간 파악, 황인범의 침착한 인프런트 슈팅이 돋보였다. 이후 한국은 잠시 활발하고 왕성한 플레이로 신바람을 냈지만, 김민재의 파울로 또다시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다. 호아킨 피케레스(파우메이라스)가 찬 프리킥이 벽을 넘어 골문 구석으로 향하자 골키퍼 조현우(울산)가 몸을 날렸다. 순간 우루과이 선수 2명이 동시에 골문으로 대시했고 마티아스 베시노(라치오)가 조현우가 펀칭한 공을 빈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첫번째 실점과 마찬가지로 집중력을 잃고 안일하게 대처한 게 거푸 실점으로 연결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부진한 황의조(서울)를 빼고 오현규(셀틱)를 투입했다. 오현규는 후반 39분 이강인의 크로스를 받아 절묘한 터닝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노골이 됐다. 바로 직전 수비수 김영권(울산)의 헤더도 VAR 판정 끝에 골키퍼 차징으로 선언되면서 골이 무효가 된 직후라 아쉬움은 더했다. 한국은 6만3952명의 만원 관중의 열띤 응원에도 결국 동점에 실패했다.
클린스만호는 24일 콜롬비아를 상대로 2골을 먼저 넣고도 2-2로 비겼고 이날 우루과이전에서는 2골을 내주며 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데뷔전 2연전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 축구가 세계 강호와 맞서 2골을 내주고는 이기기 힘들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1-0 승리보다는 4-3 승리가 좋다”며 공격축구를 표방한 클린스만 감독으로서는 수비 안정화가 자신이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임을 발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에서 다시 첫 승에 도전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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