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주인 없는’ KT 지배구조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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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기준 재계 순위 12위, 50여개 계열사에 임직원 5만8000여명을 둔 KT그룹이 시끄럽다.
지난 27일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가 내정된 지 20일 만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KT는 "윤 후보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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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챙기기 행태… 주주 견제·감시 시급
외형 기준 재계 순위 12위, 50여개 계열사에 임직원 5만8000여명을 둔 KT그룹이 시끄럽다. 지난 27일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가 내정된 지 20일 만에 후보직을 사퇴했다. KT는 “윤 후보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로써 새 대표 선임과 관련하여 세 번째 절차가 무산되었다.
당시 구현모 사장은 이전 황창규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었으며,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됐던 때이기도 하다. 사건 당시 부사장급 임원이었던 구 사장은 이후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관련하여 작년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해외부패방지법(FCPA) 위반 혐의로 KT가 630만달러(약 75억원)에 달하는 과징금과 환수금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3년 전 기소된 인물이 사장으로 선임되었고, 본인의 약점들 때문인지 정치권 인사와 측근을 이사로 선임하여 경영권을 장악한 후에는 지배구조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평가및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요 위원회를 좌지우지하였으리라 짐작된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구 사장 스스로 두 차례에 걸쳐 연임을 시도한 것이나 지난 구 사장 체제에서 중용된 윤 후보가 대표이사 자리를 노린 것은 기업의 투명성 제고 혹은 지배구조(거버넌스) 개선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
박성준 대변인의 말처럼 KT는 2002년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 주식회사 형태로 민영화하였다. 그리고 2022년 말 현재 1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10.1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그렇다면 주주의 뜻을 모아 경영해 나가고 지배구조를 만들어 나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최근 KT가 보여준 3차례에 걸친 특정인의 연임과 선임을 둘러싼 행태는 기존 경영진의 기득권 챙기기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고 윤석열 현 정부에서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강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혹자는 스튜어드십코드를 연금사회주의라 부르며 뿔난 괴물을 다루듯 언급하나, 필자의 소견으로는 지분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 대하여 집사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주문하는 것이다. 국민의 미래를 담보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자금으로 주식회사에 투자했다면 최소한의 견제, 감시를 하라는 것이 스튜어드십코드라 생각한다. 집사(청지기)로서 의무를 방기할 때 KT에서의 막장 행보가 나타나는 것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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