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사고 10대, 병원 5곳 떠돌다 2시간만에 숨져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3. 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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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께 중상 입은채 발견
대구 대형병원 전전했지만
전문의·병상 없다며 입원거절

대구의 한 건물에서 추락해 다친 10대 여학생이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에서 2시간 동안 머물다 숨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병원 측을 상대로 과실 여부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28일 대구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께 북구 대현동의 한 골목길에서 A양(17)이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를 다쳤다. 사고 이후 목격자의 신고로 긴급 출동한 구급대는 오후 2시 34분께 A양을 동구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지만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출동한 119 구급대는 이어 20분 후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지만 응급환자가 많아 수용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듣고 또다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후에도 구급대는 대구지역 종합병원 등 2곳을 더 전전했지만 여기서도 입원을 하지 못했고 구급대는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아 계속 전화를 돌려야만 했다.

A양은 구급대 차량에 실린 지 2시간이 지난 오후 4시 30분께가 되어서야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가 됐다. 다급했던 구급대원들은 심폐소생술 등을 실시하며 심정지 상태의 A양을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뒤였다. 당시 대구소방안전본부 측은 A양을 살리기 위해 대구지역 거의 모든 병원에 전화 문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은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병원과 소방 당국 등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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