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6% 오를만하네…7천명 자르고 AI 장착한 이 회사 [월가월부]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2023. 3. 2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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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즈 올 주가 42% 상승
실적 개선에 만족한 엘리엇
이사회 의석 요구 전격 철회
세일즈포스 로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와 구글의 바드뿐 아니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생성형AI(인공지능)를 자사 서비스에 장착하고 있다. 클라우드 업체인 세일즈포스와 어도비가 내놓은 생성형AI 기술이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지 주목된다. 이같은 기업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돕는 AI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활용 사례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일즈포스 측에 본인들이 추천한 이사 선임을 요구해온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 이 날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경영 파트너 제시 콘은 세일즈포스와 공동발표한 성명을 통해 “현 경영진을 존중하며 수익성 있는 성장, 책임 있는 자본 반환과 주주가치 창출 계획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일즈포스는 최근의 주가 상승 덕분에 결국 승리한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가 폭락 이후 엘리엇을 비롯해 스타보드밸류펀드 등 무려 5개 행동주의 주주들로부터 압박을 받았는데 올해부터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41.9% 올랐다. 올해초 134.7달러에서 현재 191.2달러(3월 27일 종가)까지 오른 것인데 2021년 11월 고점(309.9달러)에 비하면 아직 40% 빠진 수준이다.

지난 7일 세일즈포스는 생성형 AI가 접목된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 ‘아인슈타인 GPT’를 공개했다.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해 챗GPT를 탑재한 아인슈타인 GPT는 기업용 메신저 ‘슬랙’에서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영업, 서비스, 마케팅 등 고객 관리와 관련된 업무 전반에 필요한 개인 AI 콘텐츠 생성과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예를 들면 개인화된 채팅에 자동 응답해주거나 이메일 작성, 회의 예약 같은 작업을 자동화해준다.

세일즈포스는 1999년 오라클 출신 마크 베니오프가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투자를 받아 설립한 미국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등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온라인 쇼핑처럼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CRM 시장에 대한 의지를 담아 상장 코드(티커)를 CRM으로 정했다. 결국 오라클을 제치고 CRM을 비롯한 기업용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 1위로 등극했다.

세일즈포스는 아인슈타인 GPT를 테블로, 뮬 및 슬랙 등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할 것이다. 이 회사는 2013년 이후 5건의 대형 인수를 통해 빠르게 사업 범위를 늘렸다. 특히 2020년말 업무용 메신저 및 직장 공동 작업 소프트웨어 기업인 슬랙을 277억 달러(당시 31조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 때문에 기업 고객들은 세일즈포스를 통해 보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강재구 한화증권 연구원은 “범용 AI 개발 및 서비스 기업인 앤트로픽은 AI 지원을 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슬랙을 사용하기로 했다”며 “세일즈포스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락인효과가 강화됨에 따라 AI 개발 활성화는 세일즈포스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가 상승에는 비용 감소·수익성 개선이 한몫했다. 세일즈포스는 사무실 등 부동산을 큰 폭으로 줄이고 직원의 10%인 7000명을 해고했다. 세일즈포스는 ‘오하나(가족을 지칭하는 하와이 말)’ 라는 특유의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오히려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긍정적인 사례로 보인다.

세일즈포스는 이달 실적 발표 직후 하루만에 주가가 16% 급등하기도 했다. 이번 비용 감소의 조치로 수익성 개선이 어느 정도 예상됐으나 기대치를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영업이익률이 3개 분기 전에는 15%였으나 이번에 29.2%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앞으로 1년의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27%로 제시했다.

한편 세계 최대 그래픽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도 지난 21일 이미지 생성 및 텍스트 효과에 중점을 둔 크리에이티브 생성형AI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발표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언어를 사용해 이미지, 오디오, 벡터, 영상 및 3D부터 브러시, 색상 그라데이션, 동영상 변환 같은 크리에이티브 요소까지 간편하게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지원한다.

포토숍·일러스트레이터 등 어도비 클라우드 전반에 통합돼 생산성과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 적용 제품군을 점차 확대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파이어플라이는 저작권 문제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눈에 띈다.

어도비 주가는 올해 10.8% 올랐다. 이달 어도비도 견조한 클라우드 수요를 바탕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어도비가 문서 클라우드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을 강화한 것도 호재다. 다만 피그마 인수 문제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고비를 먼저 넘는 것이 중요하다고 증권가에선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생성형AI 주도권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1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AI시대가 열렸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챗GPT 등 생성형AI에 대해 “인생에서 두 번째로 겪는, GUI(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이라고 평했다. 1990년대 GUI로 OS(운영체제) 시장을 혁신한 ‘윈도’의 등장에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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