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20%가 한 번 이상 겪는 '어깨 통증', 원인 따라 치료법 달라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엔 관절 통증이 나타나거나 악화하기 쉽다. 관절 부분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근육ㆍ인대가 수축하고 관절이 뻣뻣해져 뼈가 시리고 아프게 된다.
나이가 들어 어깨 통증이 심해지면 자연스럽게 오십견으로 단정하지만 같은 어깨 통증이라도 회전근개 파열, 석회화 건염 등 다른 질환일 수 있다.
김형석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다고 여겨 방치하기보다 위치·정도양상에 따른 정확히 진단한 뒤 초기부터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 인공관절 수술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관절 통증 가운데 어깨 통증은 성인의 20%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근골격계 증상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차츰 어깨 운동 범위가 줄어들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된다.
어깨 통증이 생기면 옷을 입을 때나 운전대를 잡을 때, 머리를 감을 때,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려야 할 때 같이 아주 사소한 일상 활동도 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하는 관절이다. 그만큼 불안정한 부위이며 손상되기 쉽다. 자주 사용하므로 나이 들면서 퇴행되면서 약해지고, 운동이나 과도한 전자 기기 사용 등으로 인한 잘못된 자세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아프게 된다.
◇오십견이라면 찜질·가벼운 어깨 운동으로 호전
오십견은 50대 전후로 발병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일반적으로 어깨를 감싸는 관절낭에 염증이 발생하고 유착이 나타나 아프고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어떤 방향으로 팔을 돌려도 어깨 전체가 아프고 건드리기만 해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어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오십견은 통증이 적은 초기라면 따뜻한 찜질과 함께 가벼운 어깨 운동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소염진통제 등을 이용한 약물ㆍ주사 치료를 할 수 있다.
적절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관절낭을 늘려주는 시술이나 관절낭 유리술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회전근개 파열,팔 들어 올릴 때 통증 유발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을 말하는데, 어깨 안전성과 운동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힘줄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약해지거나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회전근개 파열이다.
과도한 어깨 사용으로 인한 힘줄 파열이 원인이며 어깨를 움직이기 불편하고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난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 통증 환자의 70% 정도를 차치하고, 60대 이상에게서 50% 이상 앓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회전근개 파열이 생겼다고 무조건 수술할 필요는 없다.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부분 파열이라면 적절한 약물 치료, 물리치료 혹은 콜라겐 주사 같은 재생 주사를 시행한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졌다면 찢어진 힘줄을 관절에 붙여주는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면 찢어진 힘줄이 퇴축되면서 봉합하기 어려운 상태로 악화될 수 있다. 이때에는 건 이식술, 상부막 재건술, 인공관절 수술 같은 치료를 해야 한다.
◇석회화 건염, 밤잠 설칠 정도로 극심한 통증 생겨
석회화 건염은 어깨 관절 주변 힘줄 조직에 칼슘 퇴적물인 석회가 생기는 질환이다. 다른 질환과 달리 주요 발병 연령대도 없고,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날카로운 것에 베이는 듯한 증상이 특징이다.
힘줄에 쌓인 석회가 녹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 및 화학물질이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발생한다. 석회는 생겼다가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고 여러 개가 한꺼번에 생길 수도 있다. 석회가 발생하는 초기와 발생한 석회가 유지되는 단계에서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석회화 건염은 X선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증상 초기에는 약물 치료, 물리 치료, 주사 치료, 체외 충격파 치료 등 대부분 비수술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석회가 커서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면 관절 내시경으로 힘줄에 쌓여 있는 석회를 제거하는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어깨 통증, 원인 질환 따라 치료법 달라
어깨 통증은 스트레칭이나 운동으로 증상이 호전되는 오십견, 파열된 힘줄을 쓰지 말아야 하는 회전근개 파열 등 원인 질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잘못된 진단과 처치로 어깨 힘줄이나 관절 손상을 부추길 수 있기에 전문적인 검사와 진단이 중요하다. 또한 어깨 근력과 관절 운동 능력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 치료가 동반돼야 효과적이고, 재발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기 검사를 받는 등 꾸준히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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